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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프랑스 시어머니가 주신 생일선물

by 낭시댁 2020. 5. 30.


내 생일이 지난지 보름이 다 돼 가는데 시어머니께서 뒤늦은 내 생일 선물이라며 놀라운 걸 주셨다.

바로 뚝배기-


전에 비빔밥을 해 드린 이후부터 매일같이 아마존에서 뚝배기를 검색하시는걸 보았는데 그게 나를 위한 선물인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배송이 생각보다 너무 오래걸렸지 뭐니. 이걸로 비빔밥 해 먹는거 맞지? 한국에서는 국도 여기다 끓여 먹는다고 했잖니? 한국 생각날때 여기다 한국 음식 해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

으아.. 세상에나... 


솔직히 맨 처음 드는 생각은 뚝배기가 프랑스에서 얼마나 유용할지 모르겠다는것이었다..

그냥 입을 벌리고 쳐다보고 있던 나에게 시어머니는 계속 말씀하셨다.

“이거 인덕션, 전자렌지 그리고 오븐까지 다 사용할 수 있는거란다-“

자서방은 자기가 옆에서 신이 났다.

“이걸로 우리 둘이 뜨거운 비빔밥 해 먹으면 되겠다 그치? 우와~”

시어머니께서 한마디 더 붙이셨다. 이 선물은 자서방의 아이디어였다고.. ;;

돌솥비빔밥이 그렇게나 먹고싶었니.. 정작 뜨거운 음식은 잘 먹지도 못하면서..

한국에서 사는것 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라는걸 알기때문에 솔직히 자서방이 원망스러웠다.

그리고

나 돌솥비빔밥 만들기 싫다고-

그래도 시어머니께서 나의 한국 향수까지 생각해서 주신 선물이라 너무 감사하게 받았다.

아.. 근데... 돌솥 비빔밥을... 하아...

자서방은 이걸 오븐에 넣고 뜨겁게 만든 다음에 재료를 재빨리 깔면 된단다.
그럼 재료는 준비해 줄테니 자서방아 당신이 알아서 해보시오..


시어머니께서는 우리 새 살림을 위해 크고 작은 것들을 계속 마련해 주신다.

은으로 된 포크와 스푼세트도 주셨고 접시, 그릇, 수건 그리고 갖가지 요리도구 등등..

장보면서 행주나 쓰레기 봉지같은 작은것들도 눈에 띄는대로 사주기도 하신다. 당장에 필요할거라고 하시면서 말이다. 

어느날은 마트에서 후라이팬과 냄비를 보시더니 나더러 사주겠다고 하셔서 괜찮다고 거절을 했는데 시어머니께서는 그대로 카트에 담으시면서 말씀 하셨다.

“좋은건지 아직 모르니까 내가 일단 써 보고 괜찮으면 너 줄게.”

그리고나서 요즘에 요리를 하실때 마다 말씀 하신다.

“오 네 후라이팬 정말 좋구나! 내가 역시 잘 골랐지?”

식탁테이블은 예전에 시어머니께서 쓰시던 걸 우리가 사용할 수 있도록 업자에게 손질을 맡기셨는데 어제는 인터넷으로 테이블보를 같이 골라서 주문해 주셨다.

며칠전에 우리가 침대를 주문하고 왔을땐 까다로운 자서방을 위해 깃털베개를 주문해 주시며 내꺼는 내가 좋아하는 메모리폼으로 주문해 주셨다. 이불은 아는 곳이 있어서 직접 같이가서 사주실거라고 하셨다.

사실 내 생일 선물이 따로 필요 없을 만큼 많은걸 받았고 앞으로도 많은 도움이 필요한데..

나는 어떻게 보답해 드려야하나 생각하면 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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