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가 끝나면 우리는 티비 앞에 모여 앉는다.
그리고 매일 시아버지께서는 항상 본인을 위한 에스프레소 한잔과 시어머니를 위한 디카페인 커피 한잔을 뽑아 오신다.
그런 후 어김없이 다크초콜렛을 잘라오셔서 식구들에게 한 조각씩 권하신다.
몸이 불편하신대도 매일매일 그렇게 하신다.
"쇼콜라?" 하고 내미시면 나와 시어머니는 소녀처럼 좋아하며 한 조각씩 받아먹는다.
그런데 나만큼 초콜렛 킬러인 자서방은 항상 그 초콜렛을 거절한다.
처음에는 그게 의아해서 말했었다.
"왠일이지? 남편이 초콜렛을 다 거절하고...? 아하! 알겠다. 한 조각 먹으면 계속계속 먹게 되니까 아예 안먹는거지?"
자서방은 웃으며 맞다고 했다.
그 다음날 자서방은 나에게 뭔가를 보여주겠다고 하며 데려갔다.
"이게 뭐야? 가방이네?"
"응. 이거 우리 아빠꺼야. 내가 사드렸어. 열어 봐"
오잉? 초콜렛이다!!
안에는 죄다 다크초콜렛만 들어 있었다.
"이게 저녁마다 아빠가 나눠주시는 그 초콜렛의 정체야. 진짜 맛있지?"
"이거 남편이 선물 드린거야?"
"응, 보나 초콜렛이라고 굉장히 유명한거야. 많이 만들지도 않고 꽤 비싸지. 근데 마침 한정판 프로모션이라길래 초콜렛 좋아하시는 아빠를 위해서 사드렸어. 와이프 말대로 내가 한조각 먹으면 이거 다 먹게 될까봐 안 먹는거 맞고..."
한동안 보나 초콜렛에 대해서 자서방은 계속 설명해 줬다.
소규모로 공정하게 카카오를 생산하고 엄선한 후 직접 초콜렛으로 만든다고 했다.
벌써 선물 드린지 4개월이 넘었는데 아직도 아껴드시고 계시는 중이다. 이러니 자서방이 거절을 하는거였구나..
나도 그날 저녁 시아버지께서 초콜렛을 권하실때 "노메흑시"하고 거절을 해 보았지만 자서방을 포함한 모두의 눈들이 전혀 안믿는다는 표정으로 나를 향했고 시아버지께서 한번 더 권하셨을때는 그냥 받아 먹었다.
결론은 자서방은 역시 효자라는거-
츤데레 남편에 츤데레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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