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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자서방이 초콜렛을 거절하다니

by 낭시댁 2020. 6. 5.

저녁 식사가 끝나면 우리는 티비 앞에 모여 앉는다.

그리고 매일 시아버지께서는 항상 본인을 위한 에스프레소 한잔과 시어머니를 위한 디카페인 커피 한잔을 뽑아 오신다. 

그런 후 어김없이 다크초콜렛을 잘라오셔서 식구들에게 한 조각씩 권하신다. 

몸이 불편하신대도 매일매일 그렇게 하신다. 

"쇼콜라?" 하고 내미시면 나와 시어머니는 소녀처럼 좋아하며 한 조각씩 받아먹는다. 

그런데 나만큼 초콜렛 킬러인 자서방은 항상 그 초콜렛을 거절한다. 

처음에는 그게 의아해서 말했었다. 

"왠일이지? 남편이 초콜렛을 다 거절하고...? 아하! 알겠다. 한 조각 먹으면 계속계속 먹게 되니까 아예 안먹는거지?"

자서방은 웃으며 맞다고 했다. 

그 다음날 자서방은 나에게 뭔가를 보여주겠다고 하며 데려갔다.  

"이게 뭐야? 가방이네?"

"응. 이거 우리 아빠꺼야. 내가 사드렸어. 열어 봐"

오잉? 초콜렛이다!! 

안에는 죄다 다크초콜렛만 들어 있었다. 

"이게 저녁마다 아빠가 나눠주시는 그 초콜렛의 정체야. 진짜 맛있지?" 

"이거 남편이 선물 드린거야?"

"응, 보나 초콜렛이라고 굉장히 유명한거야. 많이 만들지도 않고 꽤 비싸지. 근데 마침 한정판 프로모션이라길래 초콜렛 좋아하시는 아빠를 위해서 사드렸어. 와이프 말대로 내가 한조각 먹으면 이거 다 먹게 될까봐 안 먹는거 맞고..." 

한동안 보나 초콜렛에 대해서 자서방은 계속 설명해 줬다. 

소규모로 공정하게 카카오를 생산하고 엄선한 후 직접 초콜렛으로 만든다고 했다.

벌써 선물 드린지 4개월이 넘었는데 아직도 아껴드시고 계시는 중이다. 이러니 자서방이 거절을 하는거였구나..

나도 그날 저녁 시아버지께서 초콜렛을 권하실때 "노메흑시"하고 거절을 해 보았지만 자서방을 포함한 모두의 눈들이 전혀 안믿는다는 표정으로 나를 향했고 시아버지께서 한번 더 권하셨을때는 그냥 받아 먹었다. 

결론은 자서방은 역시 효자라는거- 

츤데레 남편에 츤데레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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