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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테라스가 있는 프랑스 집에서의 평범한 오전

by 낭시댁 2020. 6. 4.


오늘은 아침부터 하늘이 푸르고 날씨가 화창했다.

자서방은 첫출근을 나갔고 테라스에는 올해 처음으로 파라솔이 펼쳐졌다.

오늘부터는 자서방이 없구나... 이제서야 실감이 난다.


시어머니께서는 테라스 테이블에 깨끗한 테이블보를 펼치시며 말씀하셨다.

"호호 오늘부터는 여기서 식사를 하자. 오오~너도 꽃향기가 느껴지니!!" 

 

 

샤워를 마치고 내려오자 시부모님께서 테라스에 나란히 앉아 계신게 보였다. 

시어머니의 티머신으로 뽑은 캡슐녹차를 들고 나도 합류했다.

각자 취향대로 서로 다른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시아버지는 항상 그렇듯 커피, 그리고 시어머니는 또 항상 드시는 콜라- (카페인프리 슈가프리 콜라를 요즘 구하기 어려워져서 걱정이 크시다.)

이스탄불은 파라솔안으로 우연히 날라든 잠자리때문에 잠시 부산하다가 곧 잠잠해 졌고 모웬은 시원한 테이블아래에 있다가 테라스 구석에 있는 여름별장(?)으로 들어가서 꾸벅꾸벅 졸기시작했다.

 

 

우리 시어머니가 여름 별장이라고 부르신다. 살짝 태국 전통가옥이 느껴지는 시원한 구조. 모웬은 좋겠다..

 

커피를 다 드신 시아버지는 정원으로 내려가셔서 평소처럼 소일거리를 시작하셨고 나는 테라스 바닥의 묶은때가 마음에 걸려서 대걸래를 가져와서 닦기시작했다.

 

 

테이블에 여전히 앉아계시던 시어머니는 한손에 콜라잔를 들고서 흡족한 콧노래를 부르셨다.

“이런게 행복이지. 내 메이드는 테라스를 청소해 주고 내 가드너는 내 정원을 가꾸는구나. 호호 바캉스다 바캉스야.”

나는 그저 늬예늬예... ㅎㅎㅎ

금방 청소를 마치고 나는 과자를 집어와서 시어머니 옆에 다시 앉았다.

 

쉴세없이 날아들던 참새들이 파라솔때문에 주저하는것 같았다.  

 

 

"참새들 들어오게 파라솔 살짝만 걷을까요?"

"아니아니야. 너가 자꾸 크게 움직여서 그래. 잠시만 가만히 있어보렴."

잠시 후 정말 참새들이 하나둘씩 눈치를 보다가 파라솔 안으로 꾸역꾸역 들어와서 먹이를 먹고간다.

 

숨은 그림 찾기! 참새를 찾아보세요~

 

 

 

 

 


바로 코앞에서 참새들이 모이를 먹는 모습을 지켜 보는건 정말 즐거운일이다!!

 

정신없이 날아다니면서 지저귀는 작은 생명체들이 시부모님께서 마련해 두신 모이들을 먹으러 찾아드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다. 

 

 

시어머니 기분이 뭔지 알겠다.

깨끗한 바닥과 깨끗한 식탁보 그리고 향기 가득한 장미꽃들과 참새들.. 바람도 살랑살랑~ 이게 바캉스구나! 

우리 엄마가 늘 말하던 그런 불란서 집에 내가 있다. ㅎㅎㅎ

오늘은 게을러야지... 더..


참 자서방은 첫출근 잘 하고 있으려나.. 난 잘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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