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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시아버지의 동생이 돌아가셨다..

by 낭시댁 2020. 6. 17.


시어머니께서 새벽에 시아버지의 남동생이 돌아가셨다고 하셨을때 나는 시아버지를 많이 걱정했다.

“그렇지.. 미셸의 하나뿐인 형제였는데 당연히 슬프지.. 동생은 많이 외롭게 살았단다. 이혼 후부터 술을 많이 마셨고 사람들과 소통을 끊고 살았기 때문에 사실 우리와도 연락을 안한지가 꽤 오래됐지.. 그래서 생각보다 덤덤한가보더라고..”

형제의 장례식이라.. 기분이 어떨지 나는 상상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부쩍 주변에서 장례식소식을 자주 듣게 되는 요즘에는 나역시 덩달아 마음이 무거워지곤 한다. 

“우리는 내일 장례식에 갈거야. 부르주는 차로 6시간이 곳이라 호텔에서 하룻밤 묶고 올 예정이란다. 돌아와서 이틀있다가 다시 내 사촌언니의 장례식에 1박 2일을 다녀와야하고...”

“장례식이 또요??”

“내 사촌언니도 돌아가셨다고 며칠전에 말한거 기억하니? 코로나때문에 장례식을 제대로 못했거든. 이미 화장도 마쳤고 뒤늦게 가족들이 모이기로 한거란다.”

“두분다 너무 안돼셨어요. 가까운 분들을 잃으셨어요..”

“뭐 나이가 있으니 어쩔수가 없지.. 우리 나이에는 그렇단다.. 인생이 그런거지 뭐..”

덤덤하게 말씀하시긴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무거우신 것 같았다.

시어머니께서는 떠나기 전날 우리가 먹을 음식도 잔뜩 만들어두셨고 미리 장도 넉넉히 봐두셨다. 그래도 불안하셨던지 냉장고를 뒤지며 하나하나 나에게 보여주시고 또 지하실에 있는 샐러드용 야채들이며 음료등등도 여러번 상기시켜주셨다.

다음날 나는 출근하는 자서방을 따라 아침 6시반에 일어났는데도 시부모님은 이미 떠나시고 난 후였다.

 

 

 

 

이른아침 자서방과 커피를 마시며 시부모님을 걱정했다.

“그래도 엄마네 사촌은 건강한 편이셨지만 나이가 80이 넘으신 상태셨어. 근데 아빠쪽은 동생이시잖아... 아빠는 요즘 날로 약해지고 계셔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가시는 중인데, 갑자기 동생이 먼저 떠나버리니까 아빠가 좀 우울하신 것 같아.. 우리아빠 매달 파리로 출장가시는거 알지? 근데 요즘에는 봉쇄 끝나고도 한번도 파리 가시는거 말씀 안하셔. 그거 다 비영리단체 운영하시는거라 수익도 없으신데도 열정적으로 자비들여서 다녀오시는거였는데 솔직히 요즘에는 3층까지 계단 올라가시는것도 힘겨워보이셔서 너무 걱정이야...”

재작년 내가 여기 있을때, 수리공들이 와서 집 안팎의 모든 계단에 난간을 설치하는걸 본 기억이 난다. 기력이 부쩍 약해지신 시아버지때문이었다고..



자서방은 출근하고, 나는 나만 바라보는 고양이들에게 오늘은 내가 대장임을 열심히 인지시켰다.

곧 시어머니로부터 메세지가 왔다.

“현관과 테라스문은 항상 잠그고 있거라. 우리 아들들은 뭐하고 있니?”

“모웬은 아직 졸고 있고요, 이스탄불은 싸우고있어요.”

“틱스랑?”

“아니요. 생쥐인형이요.”

 

 

 

 


생쥐인형과 격렬히 싸우는 사진을 보내 드렸다. 

“틱스랑 저러고 싸우면 좋겠는데..”

“그러니까요.. 오늘 아침에 일찍 나가셔서 피곤하시겠어요.”

“응. 졸려서 조금있다가 잠시 커피 마시러 쉬었다 갈 예정이란다. 6시간을 운전해야해서 우리처럼 나이든 사람들은 힘들어.”

6시간이라.. 정말 피곤하시겠다... 무사히 다녀오셨으면 좋겠다. 비록 장례식이긴 하지만 동생분 마음 편안하게 보내드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오시기를.. 

그리고..



오늘 내 점심은 라면이다!!!!!!!

 

얼마만에 잡은 젓가락 숟가락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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