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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신기한 프랑스 야생 버섯!

by 낭시댁 2020. 7. 2.

토요일 이른 아침이었다. 

시아버지께서 아침 일찍 야생 버섯과 야생 블루베리 (빌베리)를 사러 농장에 가신다고 하셔서 자서방이 운전도 해 드릴 겸 우리도 따라 나서게 되었다. 

낭시에서 한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뒷좌석에 앉은 나는 집에서 가져온 과자를 먹으면서 창밖의 예쁜 경치도 구경하면서 소풍을 가는 것 처럼 기분이 좋았다. 

막상 도착을 해 보니 창고같은 곳이어서 살짝 놀랐다. 

La forestiere du champignon 즉, 버섯 숲!

이 사업장의 이름인가 보다. 

농사를 짓는것이 아니라 숲에서 야생으로 자라는 것들을 채취해와서 판매라는거라 판매하는 양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야생블루베리는 남은 양을 모두 사셨고 (10킬로) 

버섯은 세종류가 있었는데, 큰 종류 두가지 (Cepe 와 Oronge)를 모두 사셨다. 양이 많지 않아서 아쉬워하셨고 다시 오겠다고 하셨다. 

집에 돌아왔을때 시어머니께서는 버섯이 얼마 되지 않아서 아쉬워하셨다. 

"매년 20킬로 정도 사는데 이번에는 한번 더 가야겠구나. 이미 미셸이 버섯이 들어오면 연락을 달라고 말해 놨다고 하는구나." 

그리고는 버섯을 손질하기 시작하셨다. 

이 버섯은 Oronge라고 부르셨는데 이름을 오렌지에서 따온 듯 했다. 겉에 하얀색 껍질을 살살 제거하자 속에 오렌지색 버섯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냥 봤을땐 별로 먹고싶지 않은 비주얼이었는데

 

껍질을 까자 영롱한 오렌지색 버섯이 짠하고 나타났다!!!

이 신기하고 예쁜 버섯은 우리말로 검색을 해 보니 달걀버섯이라고 나왔다. 

그러고 보니 흰자속의 노른자같은 느낌도 있다. 

"이건 프랑스 사람들도 많이 모르는 귀한 버섯이란다. 야생에서만 자라기때문에 슈퍼에서는 볼 수가 없거든. 여기서 좀더 자라면 오렌지색 속살이 밖으로 자라 나오는데 이렇게 어린 상태가 더 맛이 좋지." 

시어머니께서는 바로 버섯들을 잘라서 기름과 다진 마늘을 넣고 볶으셨다. 

익어가는 냄새가 어마어마하게 좋았다. 

그리고 또다른 버섯은 Cepe라는 이름이었는데 이게 바로 시어머니께서 지하실 유리병에 보관하는 버섯이라는걸 알아차렸다. 귀한날만 요리하시는 그 버섯. 

"매년 버섯을 많이 사서 이렇게 마늘이랑 파슬리도 좀 넣고 볶아서 유리병에 진공상태로 지하실에 보관을 한단다. 그러다가 크리스마스때나 소중한 사람에게 대접할 때 꺼내 먹곤하지." 

오늘은 이 두가지 버섯을 모두 저녁에 오믈렛으로 만들어 먹을거라고 하셨다. 

"저랑 자서방도 소중한 사람인거죠?"

"그냥 양이 너무 적어서 보관하기도 애매하잖니. 신선할때 그냥 먹고 마는거지..." 

아..넵

시어머니는 웃으시면서도 정정하지 않으셨다. 

두 버섯모두 익어가는 냄새가 보통이 아니었다. 

야생이니 영양가도 많을것 같다 ㅎ

달걀버섯은 좀더 식감이 살아있어 아삭거리는 느낌이었고 생으로 샐러드에 넣어서 먹어도 맛있다고 하셨다. 

Cepe는 내가 항상 맛있게 먹던 버섯이라 무조건 맛있다. 이건 식감이 좀더 부드러운데 개인적으로는 바싹 익히면 더 맛있다. 

빌베리로는 파이를 이미 한번 만드셨는데, 한번에 1킬로 전부를 부어넣고 구우셨다. 그리고 온 식구들이 또 입이 저승사자처러 시커멓게 되도록 먹었다 ㅋㅋ 

내일은 시어머니께서 빌베리 잼을 같이 만들자고 하셨다. 내가 이사갈때 가져갈 수 있게 말이다. 

내가 소중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만큼 주고 또 주신단 말인가. 말로 표현 다 안하셔도 나는 안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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