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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부르주식 감자갈레트와 시어머니

by 낭시댁 2020. 6. 30.


몇주전 시부모님께서는 부르주에 시어머니 사촌언니의 장례식에 다녀오시면서 부르주에만 판다는 감자 갈레트(galette de pomme de terre)라는 음식을 사오셨다.

특이한것이 부르주 내 세군데의 서로 다른 가게에서 딱 2조각씩을 사오셨다는 점이다. 

오븐에 데워서 모두 두조각씩으로 나눈다음 접시마다 각 가게 이름표를 붙여서 담았다. 네 식구 (시부모님, 자서방, 나)가 저녁식사때 각 가게의 갈레트 맛을 비교하며 맛을 보았고 서로 어떤 가게가 가장 맛있는지를 평가했다. (사진이라도 찍어둘 것을, 당시에는 뭘 하는지 영문도 모르고 먹어버렸다..)

모두 의견이 동일했다. 모두 맛이 건조했고, 그나마 1번 가게가 가장 나았다고- 

그리고 시어머니께서는 말씀하셨다. 

"이제 이세상에 남은 마지막 맛있는 감자 갈레트는 마리엘의 갈레트밖에 없구나.." 

마리엘은 우리 시어머니의 이름이시다 ㅎㅎㅎ

그리고 며칠 후 시어머니께서는 직접 부르주식 감자 갈레트를 만들어 주셨다. 

생각보다 과정이 복잡하고 기술이 요구되는 음식이었다. 

감자가 들어간 반죽을 냉장고에 뒀다가 그 반죽만큼 차가운 버터를 반죽으로 감싼 후 버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신경써서 접어서 반듯하게 밀고 또 접어서 다시 반듯하게 미는 작업을 여러번 반복하면서 반죽과 버터의 얇은 층이 켜켜이 쌓이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아 설명이 어렵네 ㅎㅎ

아무튼 우리는 그날 시어머니표, 자칭, 세상에 마지막 남은 맛있는 부르주식 감자 갈레트를 맛보았다. 

 

후식으로 먹을 체리 클라푸티가 더 돋보이는 사진;;

 

이렇게 층층이 살아 있어야 진정 감자 갈레트라고 하셨다. 

 

정봉을 곁들여 먹었다. 

 

"너무 두껍게 돼 버렸어. 다음에는 좀더 얇게 만들어줄게. 그래도 이 갈레트는 세상에 남은 것들 중에 가장 맛있는 갈레트란다."

 

이 피클집게가 너무 재미있었다. 작은 벌레 다리를 조종하는 느낌이랄까 ㅎㅎㅎ

 

그리고 시어머니는 허공을 보시며 외치셨다.

"베르나르, 보고 있나요? 고마워요, 당신 덕분이에요!"

"베르나르요? 시아버지 친구분 말씀하시는거 아니죠?"

"오, 이 베르나르는 나에게 이 음식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준 사람이란다. 우리 아버지의 파티세리에서 일하던 사람이지." 

"앗! 자서방의 할아버지께서 파티세리를 운영하셨다고요???" 

"응 부르주에서. 가게를 두곳을 운영하셨지. 하나는 케잌종류를 판매하는 파티세리, 또 하나는 과자와 초콜렛을 판매하는 콩피세리."

왜 난 이걸 처음 듣는거지 ㅋㅋㅋ

그리고... 부르주가 고향이셨구나... 

시어머니의 어릴적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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