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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나를 살찌우시는 우리 시어머니

by 낭시댁 2020. 10. 8.

해마다 가을이 되면 내가 하는 말이 있다. 

가을은 내가 살찌는 계절이라고...

프랑스에 와서는 시어머니 덕에 더더욱 잘 먹고 산다. 

 

프랑스어 수업중 시어머니께서 메세지로 보내주신 사진-

 

 

컵케잌 사이즈는 무화과를 넣은거고 길쭉한건 밤페이스트가 듬뿍 들어간 밤빵이다. 

"어머나! 베이커리에 가신건가요?!!" 

"아니. 우리집이란다. 내가 직접 다 만든거지. 수업끝나고 들르면 몇개 담아주마." 

"와~~~ 감사합니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시댁으로 달려갔다. 어차피 집으로 가는 길에 시댁을 거쳐야 해서 요즘은 거의 매일 시댁에 들르고 있다.

시댁에 갔더니 케잌 뿐 아니라 다른것들도 많이 담아주셨다. 

"대파랑 버섯은 세일하길래 너희것도 샀단다. 그리고 옥수수빵은 니 남편이 좋아하잖니. 자 여기 귤도 두개 가져가거라."

 

 

그리고 유리병에 가득 담긴건 이틀전부터 시어머니께서 만들고 계시던 소고기 요리인데 정확한 이름은 carbonade de boef. 

"이건 프랑스 북부랑 벨기에에서 먹는 식이란다. 진저브레드랑 맥주를 넣어서 이틀간 낮은 온도로 푸욱 끓였지. 감자나 파스타와 함께 먹으면 맛을거야." 

"저 정말 시어머니덕에 너무 잘먹어서 한편으론 걱정이예요."

"몸무게가 늘었니?"

"안재봐서 모르겠어요. 안잴거예요."

"그럼 맘껏 먹어도 되지." 

 

 

 

저녁에는 찐감자와 함께 소고기 요리를 데워먹었다. 

 

 

우리가 평소먹는 자극적인 맛은 아니다.

하지만 진한 소스에 포슬한 감자를 으깨서 부드럽게 찢어지는 소고기를 함께 입안가득 씹으면 씹을수록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머그컵에 담아온 와인도 나눠마셔가면서- 

샐러드와 빵도 스튜와 함께 하니 한층 더 맛있어졌다.

나도 이제 프랑스의 맛을 배워가는겅가...ㅋㅋ

 

 

그리고 다음날 이른아침 밤케잌이랑 무화과케잌을 맛보았다. 간만에 진하게 라떼도 한잔 만들었다. 

 

 

무화과 케잌은 일전에 먹어봤지만 밤케잌은 새로웠다. 사진상으로는 안느껴지지만 속이 밤앙금같이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커피와 먹으니 환상의 궁합-

자서방이 당연히 안먹는줄 알고 저날 오후에 남은걸 다 먹었더니 저녁에 케잌 다 어디로 갔냐고 찾아서 당황했다. ㅡㅡ;

케잌 잘 안먹으면서...

밤케잌은 꼭 먹어보고싶었단다. 그럼 진작 먹을것이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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