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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117

어린 직원한테 언니라고 불러달라 했더니 나의 사랑하는 동생 M이 가게 일를 관두게 되었다. 그동안 꿈꿔오던 대학교에 합격해서 타 지역으로 가게 된 것이니 아쉽지만 기쁘게 축하를 해 줄 일이었다. 하지만 이만한 직원을 또 구할 수 있을지 SK와 함께 난감해하고 있을때… 선물처럼 새로운 막내 직원이 쨘하고 나타나주었다. 진이라는 이름의 그녀와 단둘이 처음으로 근무하게 된 날, 나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혹시 부탁이 있는데요... 싫으면 싫다고 해도 돼요." "네, 말씀 편하게 하세요." "사장님은 사장님이라고 불러주고... 나는... 언니라고 불러주면 안될까?" 그 말에 진이는 오히려 좋아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럼 저야 좋지요! 근데 언니라고 안부르면 뭐라고 불러요? 당연한 걸 왜 어렵게 부탁하시나요~" 그러게말이다. 아줌마라 부를수도 .. 2024. 10. 16.
완벽했던 일요일 아침 데이트 버거씨가 낭시에 오는 주말이면 우리는 아침 식사를 밖에서 사먹는 경우가 많다. 간단하게라도 아침을 몇 번 차려준 적이 있는데 우리집 부엌이 좁아서 너무 고생스러워 보였던가보다. 그 후로부터는 그냥 나가서 먹자고 말하는 버거씨. 보통 스타니슬라스 광장 테라스에서 먹곤 하는데 이번에는 버거씨가 전날부터 엑셀시어(Excelsior)에 가서 아침을 먹자고 말했다. 지난번 저녁식사가 마음에 들었던가보다. 엑셀시어의 팬이 되었네. 관련 포스팅 보러가기: 프랑스 낭시에 간다면 꼭 추천하는 레스토랑 아침 식사를 운영하는 시간이 정해져있기때문에 우리는 아침 일찍 엑셀시어로 갔다. 아침에도 샤랄라한 엑셀시어의 화려한 내부. 뭔가 아침부터 좋은 대접을 받는 기분이 든다. 웨이터가 가게 한가운데 테이블로 안내를 하기에 내가 .. 2024. 10. 15.
나는 여전히 혼자가 아니다. 요즘 나는 또다시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곳은 위치도 너무 좋고 방문 앞 테라스도 좋고 다 좋은데 큰 단점이 하나 있었으니- 너무 춥다는 점이었다.  지난 2월 급하게 이사를 나와야 했던 그 당시에는 그렇게나 만족스럽고 뿌듯했던 내 첫 보금자리였는데 여름이 오기전까지는 추워도 정말 너무 추웠다. 더운 여름날에도 우리집만은 에어컨을 틀어놓은 것 마냥 시원했고 저녁에는 심지어 추워서 전기매트를 치울 수가 없었다.  프랑스에서는 원래 실내가 추운게 당연하다고들 하지만 우리집에 방문하는 내 친구들도 하나같이 이 집은 너무 심하게 춥다고 말했다. 아무튼 다시 온도가 떨어지는 이 시점에 나는 새로운, 더 따뜻한 보금자리를 찾기로 다짐했다.  몇 군데 집을 보러 다녔는데 너무 비싸거나, 혹.. 2024. 10. 14.
어딜 보아도 다 예쁜 이곳 국경 마을 아침 일찍부터 바쁜 일요일을 보낸 우리 버거씨. 오후가 되자 지치지도 않는지 산책을 가자고 나를 이끌었다. 나는 진짜 아무것도 안하고 있어도 괜찮은데 내가 지루해할까봐 걱정을 하고 있었던 듯 하다.  "맨날 춥다가 오늘은 날씨가 따뜻하잖아. 이런날 집에만 있으면 후회할거야."  "알았다고요... 대신 가까운데로 가자."  그렇게 버거씨는 나를 차에 태우고 어디론가로 향했다. 하늘에 구름이 잔뜩 껴있는데도 풍경이 아름답기만 하다.  "어디로 가지... 어디로 가야 네가 좋아할까..."  버거씨는 아직도 행선지를 결정하지 못했나보다.ㅋ    잠시 후 우리가 도착한 곳은 매우 한적하고 조용한 독일 마을이었다.  Oberperl이 이 마을의 이름인가 본데 그 위에 글씨는 모르겠다. Frankreich?  "프.. 2024. 10. 13.
일요일 아침에는 버거씨의 바나나 팬케이크 티옹빌에서 맞이하는 일요일. 평일내내 쌀쌀하더니 감사하게도 주말에 다시 반짝 따뜻해졌다. 테라스에서 다시는 식사를 못 할 줄 알았는데 이날 아침 식사는 또다시 테라스에 차려졌다.부지런한 버거씨가 준비하는 아침식사는 언제나 다채롭고 정성이 가득하다. 오늘도 우리 버거씨는 이른 아침부터 본인의 스페셜티인 바나나팬케이크를 가득 구워냈다. 잘 익은 바나나를 으깨어넣고 아몬드가루 땅콩가루도 넣었다. 고소하고 달콤한 맛. 잘 먹겠습니다! 넘버투랑 넘버쓰리는 아직 기상 전이라 버거씨랑 나는 오붓하게 마주 앉아 아침식사를 했다. 나는 커피대신 오트밀 우유를 따뜻하게 전자렌지에 데워 마셨다. 큼직한 살구를 먼저 한입 먹고나서 버거표 팬케이크에 피스타치오 크림을 발라서 한입 크게 앙! 정말 맛있다. 팬케이크를 열심히 구운.. 2024. 10. 12.
함께 상상력을 동원해 봅시다ㅋ 우리가게로 60대쯤 보이는 마담이 한 분 오셨다. "오 한국 음식이군요? 저 한국음식 참 좋아해요. 저는 서울에도 다녀왔답니다." 보통 이렇게 대화를 시작하는 손님들은 대게 대화를 원하지 음식은 주문하지 않는다. 프랑스인들은 말하는 걸 너무 좋아해서 그냥 서울에서 이런거 먹어봤다, 난 한국 드라마 좋아한다, 혹은 내 지인중에 누군가가 한국에서 유학중/ 근무중이다 뭐 이런 이야기를 끝없이 들려주는 것을 참으로 좋아한다. 그녀는 메뉴를 들여다보더니 말했다. "비빔밥은 없네요. 난 비빔밥 좋아하는데." "비빔밥 있어요." "보통 비빔밥에는 소고기가 들어가지요? 저는 고기를 별로 안좋아해서..." "소고기 대신에 두부로 넣어드릴게요." 그렇게 그녀는 (왠지 얼떨결에?)두부 비빔밥을 하나 주문하게 되었다. 대.. 2024.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