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309 예약의 나라 프랑스에서 응급 치과 진료를 받았다. 어젯밤에 한숨도 못잤다. 코로나 기운이 이제야 좀 잠잠해지나 싶어 한숨 돌리던 참이었는데 이번에는 갑자기 끔찍한 치통이 찾아왔던 것이다. 중학교때부터 가지런하게 올라온 사랑니들을 그 긴세월 참 잘 써먹긴 했다. 충치가 조금씩 생길때마다 치료를 해 달라고 하면 치과에서는 항상 거절했다. 쓰는데까지 쓰다가 뽑을라고 했다. 그런데 그 끝이 이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여름, 혼자 치과에 가기 무섭다고 버거씨한테 말했을때 버거씨는 자기네 동네에 친절한 치과가 있다며 거기로 예약을 해 줬었다. 그런데 그게 반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일정 일 줄이야. 프랑스에서는 치과 예약 반년 기다리는건 예사란다. ㅡㅡ; 그 진료를 고작 일주일 앞둔 상태기는 하지만 프랑스에서 발치는 일반 치과에서 하지않고 따로 일정을 잡고.. 2025. 1. 21. 걱정말아요 그대 그동안 리들가는 즐거움을 잊고 살았다. 이번에 이사온 집 근처에 큰 리들매장이 생겼는데 덕분에 요즘 퇴근 후에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 들르고 있다. 리들은 오픈시간에 맞춰가야 득템하는 즐거움이 있는줄 알았는데 오후에 퇴근하고 가도 득템이 있다ㅋㅋ 유통기한 임박한 오리 안심을 글쎄 1유로에 팔고 있는게 아닌가!? 마지막 남은 한팩을 집어 들고는 상추도 샀다. 룰루랄라 오늘 저녁은 오리 구이다! 상추도 있고 집에 쌈장도 있고 김치도 있구나. 그래 행복이 별거냐. 맛있는거 혼자 먹어도 맛은 똑같이 좋다. 어제는 또 리들에 갔다가 1유로 농어도 한팩 득템했네? (Bar라고 써있었는데 검색하니까 농어라고 나왔다.)생선냄새를 질색하는 사람이 옆에 없으니 이제는 생선도 맘대로 구워먹을수 있다. 친정엄마가 .. 2025. 1. 20. 사랑받는 느낌 충천하기 강변 산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시계를 보니 벌써 오후 4시였다. 배고파. 우리 뭐 먹을거야...? 내 말에 버거씨는 걱정말라고 맛있는 요리를 해 주겠다고 했다. 언제 해둔건지 벌써 양념에 재워져있는 튼실한 새우들이 냉장고에서 튀어나왔다. 늦은 점심 메뉴는 바로 파스타였다. 후식으로 우리는 갈레트 데 호아를 드디어 먹었다. 오븐에서 갓 구워진 갈레트 데 호아가 나오자 아들들이 굉장히 좋아했다. 파삭한 페스트리안에 달콤한 아몬드소가 들어있서 맛있다. "갈레트데 호아 먹을때 부르는 노래가 있지 않아?" 버거씨는 그런거 없다고 대답했는데 큰 아들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 후 버거씨랑 작은 아들도 그 노래를 우렁차게 따라 불렀다. 노래가 있긴 있나보네. 예전에 프랑스어 수업 시간에 영상을 본적.. 2025. 1. 19. 겨울 강변의 운치 늦은 아침을 거하게 먹은 후 산책을 나왔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강변으로 걸어가는 길. 코는 좀 시려도 겨울 숲과 강변의 운치가 나쁘지 않았다. 0도의 기온이었는데 간간히 뜨거운 햇살이 내리꽂기도 했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혼자서 보고 있었다면 얼마나 외로웠을까. 누군가와 함께 걷는다는건 참 좋은거다. 어느정도 걷다보니 몸에 열이 나서 주머니에 있던 손을 빼서 버거씨 손을 잡았다. 꽁꽁 얼어붙은 강을 보니 확실히 낭시보다 이곳이 좀 더 추운것 같다. 낭시에서는 얼음을 본 적이 없으니까. 얼음으로 덮힌 강을 보니 어릴적 내가 자라온 시골 풍경이 떠오른다. 어린시절에도 나는 겨울이 되면 알 수 없는 울적함을 느꼈던것 같다. 어느순간 꽥꽥거리는 소음이 요란하게 들려왔다. 범인은.. 2025. 1. 18. 이전 1 ··· 42 43 44 45 46 47 48 ··· 3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