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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고양이

무뚝뚝한 남편을 무장해제시키는 유일한 존재

by 요용 🌈 2021.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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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향한 무스카델의 집착이 심해지고 있다.
잘때는 내 몸위에서 자는걸 좋아하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오전내내 나만 졸졸 따라다닌다.

그런 무스카델을 보는 자서방은 상심이 크다.
소파에 누워서 티비를 볼때면 무스카델을 부르는 목소리가 처량하기 그지없다. 무스카델이 잠시 남편과 머무르다가도 내가 근처에 다가가면 바로 나에게 쪼르르 달려오는데 남편은 다시 돌아오라며 아주 구걸을 한다. ㅋㅋ 간식과 장난감을 열렬히 흔들면서... "엄마는 나빠, 아빠한테 와!" 아무리 떠들어도 무스카델의 귀는 닫혀있다.

어제 저녁에 자서방이 티비를 보다가 잠이 들었을때 내가 담요를 덮어주었더니 그위로 무스카델이 올라가서 같이 잠이 들었다. 저 담요는 무스카델의 애착담요임. 하도 꾹꾹이를 해서 구멍도 냈지만 자서방은 게의치 않는다. 맘껏 꾹꾹이 하고 구멍도 내란다 ㅎㅎ

저런 자세로 둘이 있으면서 자서방이 방귀를 자주 뀌는데 아무리 크게 뀌어도 이제 무스카델은 눈도 깜짝하지 않는다. 그런데 하루는 ㅋㅋㅋ 냄새가 심한 독가스였나보다. 무스카델이 자서방 엉덩이쪽 담요속으로 들어가려고 앞발로 막 파내고 용을 쓰더라는ㅋㅋ 자서방 웃느라 숨넘어갈 뻔 했다.

또 하루는 저러고 자면서 코를 골아서 자서방이 녹음해서 들려준적도 있다. 세상에 저렇게 사랑스러울수가...

무스카델이 자서방의 베개위에서 낮잠을 자는 모습을 찍어서 자서방에게 보냈더니 아주 좋아죽는다.

"무스카델이 아빠가 보고싶은가봐. 내 베개에서 내 체취가 나니까. 역시 아빠를 더 사랑하는게 틀림없어."

이건 경쟁이 아니야…

사실 무스카델은 내 베개위에 더 자주 올라간다. 하지만 남편이 좋아하니 남편 베개위에 있을때마다 나는 사진을 찍어서 남편에게 보내준다.이렇게나 좋아하니까...

더운날은 빼고 무스카델은 주로 나랑 잔다. 며칠전에는 자다가 더워서 눈을 떠보니 무스카델이 내 목에 배를 깔고 누워있었다. 엉덩이는 오른쪽 어깨에 걸친 자세로. 희한한 자세로 골골송을 부르며 편한듯 있었다. 내가 고개를 돌렸더니 자기도 얼굴을 돌리고 나를 마주 보는데 어찌나 웃기던지. 무스카델은 밤에 자는게 아니라 그냥 우리가 자니까 조용히 있는거였나보다. 아무튼 자다말고 웃음이 터질뻔했지만 크게 웃으면 떠날까봐 조용히 웃음을 삼켰다. 포근한 느낌이 좋았고 골골송도 계속 듣고 싶었다.

다음날 아침에 이 얘길 했을때 자서방은 또 질투가 폭발했다.

"오늘은 아빠랑 자는거야, 알았지? 약속. 무스카델 나랑 약속했어!"

글쎄... 나도 무스카델이 알아들은거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