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복숭아스무디를 먹다가 옛날 생각이 났다.

by 낭시댁 2021. 8. 20.

요거트 머신으로 드링킹요거트를 처음으로 만들어보았다.

전에 만들어 두었던 요거트 하나를 우유에 섞어서 통에 나눠담고 6시간동안 발효시켰다.

그런데!
드링킹요거트라 액체가 되어야 하는데 그냥 떠먹는 요거트와 다를바 없는 단단한 요거트가 되어버렸다. 사실 상관은 없지만- (어쩌면 나는 단단한 요거트를 더 선호하는것도 같고-)

자서방에게 가져가서 보여주었더니 자서방이,

"그거 이리줘봐-"

하고 요거트를 받아 들더니만 있는 힘껏 요거트를 마구 흔들었다.

"자, 이제 마실 수 있어."

그냥 플레인 요거트도 그 정도로 흔들면 마실수 있거든...? 뭐 아무튼..

"고... 고마워."

3개 남은 납작복숭아를 바나나 한개와 꿀 그리고 '마실 수 있는' 요거트 한통을 넣고 휘리릭 스무디를 만들어먹었다. (내일 또 사러가야겠다~)

우와... 왜이리 맛있지.. 아무래도 여름 과일은 복숭아가 최고인것 같다. 프랑스에서 저렴하게 먹는 납작복숭아, 요즘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나는 요플레와 같은 과일맛 요거트를 중1때 난생 처음으로 먹어봤다. 그전까지는 국민학교(아...나 옛날 사람ㅠ.ㅠ) 급식에서 흰우유나 신청해서 먹었을 뿐이고 가끔 그게 예고없이 딸기우유나 초코우유로 대체되어 나오는 날에는, 고작 그걸로 우리는 세상 행복했었다. (정말 옛날사람이네ㅋ)
그러다가 중학교에 들어갔더니 우유뿐 아니라 요플레도 주문을 해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더 비쌌기도 하고 우유는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거라는 생각에 요플레를 주문하는 친구들은 거의 없었다. 좀더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요플레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ㅋㅋㅋㅋㅋㅋㅋ 먹고싶은 생각도 안들었음. 그런데 우리반에 딱 한명 요플레를 주문한 애가 있었다. 그 친구는 항상 우리와 나눠먹었다. 나를 포함한 2-3명에게 한입씩 마시게 하고나서 본인은 남은걸 숟가락으로 긁어먹었다. 순남아 고맙다. 그게 내 생애 첫 요플레였단다 ㅋㅋ

오늘 내가 집에서 만들어먹은 복숭아 요거트 스무디를 마시면서 그때 난생처음으로 먹어본, 두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맛있었던, 중1때 순남이의 복숭아 요플레의 맛이 떠올랐는 말이다.

사실 그때는 바나나도 지금보다 귀해서 급식에 바나나 반조각이 나오면 아껴아껴 먹었는데ㅋㅋ

그 바나나를 아껴먹던 어린시절의 나에게로 가서 귓속말로 이렇게 전해주고싶다.

"넌 30년 후에 프랑스에서 원없이 바나나랑 과일맛 요거트를 먹고 살거란다~ ㅎㅎ"

 

 

유튜브 새 영상 보러 오세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