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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시부모님과 다녀온 테네리페 여행

스페인 화장실에서 마주친 의리있는 여인

by 낭시댁 2022. 6. 13.

La laguna를 뒤로하고 우리가 찾은 곳은 Puerto de la cruz 푸에르토 데 라 크루스. 우리 말로 하면 크루즈항쯤 되는것 같다. 

가는길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정면에 우뚝 솟은 산과 구름 그리고 해안을 따라 늘어선 알록달록한 집들. 

 

분명 스페인어인데 프랑스어와 너무 비슷해서 완전히 이해가 되는 문구. 이러니 스페인사람들에게 프랑스어는 배우기 쉬운거지.. 빠르킹 꽁쁠레또 엑셉또 아보나도스- 괜히 스페인발음 흉내내면서 큰소리로 읽어보는 재미ㅋ

 

물놀이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더워보이지만 사실 기온 자체는 22도밖에 안됐다. 하지만 해가 눈부시도록 짱짱했다.

 

울 시부모님은 그다지 흥미가 없으신지 많이 안움직이셨고 나 혼자 부지런히 한바퀴- 

실제로보면 저 뒤 언덕마을이 너무너무 아름답다. 요 앞에는 나를 기다리며 서계신 우리 시어머니. 

 

아저씨들 낚시하는거 구경하다가 발견한 커플ㅋ

몇번 물에 빠질것처럼 크게 휘청거리면서도 잘만 앞으로 나간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다 받으면서 결국 횡단에 성공했다. 

 

어머님은 가까운 테라스로 어느새 발걸음을 옮기고 계셨다. 뒷모습에서 마치 "나를 따르라!" 라고 하시는 듯한... 

 

 

거의 테라스가 보일때마다 쉬었다 가는 느낌적인 느낌. 나야 뭐 이런 느긋한 페이스 너무 좋다! 시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은 너무나 편한것이었다. 운전도 해주시고, 내가 구경할건 다 구경하도록 기다려주시고, 자주 쉬어가는데다 맛있는것도 사주시고... 

 

아버님의 안경색이 자꾸 바뀌길래 햇볓때문에 저절로 변하는건가 싶어서 빤히 바라봤더니 아버님께서 자석 부착식이라며 앞주머니에 있던 썬글라스를 꺼내보여주셨다. 

와 신기해요ㅋㅋㅋ 어쩐지... 라구나에서 분명 검은 썬글라스였는데 어느새 노란색으로 바뀌어있길래 신기하다 했는데 그냥 딸깍딸깍 붙이기만 하는 자석 안경알들이었다!!! 

 

"저두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화장실은 정말 깨끗한데 문이 엄청 무거워서 두손으로 밀고 닫아야 한다."

 

먼저 다녀오신 어머님의 조언을 새겨(?)들은 나는 화장실을 가기위해 레스토랑 실내로 들어갔다. 

근데 화장실앞에서 예쁜 원피스를 입은 한 아리따운 스페인 아가씨가 문을 못닫고 낑낑거리면서 매달려있는것이 아닌가!! 😆😆😆 

어머님 말씀이 생각나서 "제가 도와드릴게요." 라고 영어로 말한 후 함께 문에 매달려서 힘을 보태주었다. 아! 이 뿌듯함이란! 그녀도 웃고 나고 웃고ㅋㅋ

옆으로 밀고 닫는 문인데 어찌나 뻑뻑하던지!

더 웃긴건 다음 차례에 내가 들어갈때가 되었을때 그녀는 안가고 기다렸다가 "이번에는 제가 도울게요." 라며 의리를 지켰다는것이다. 😆😆😆

 

힘을 합쳐서 한번 더 문을 닫은 후 나는 그녀에게 큰 소리로 "그라시아스!!"하고 기분좋게 외쳤다. 뻑뻑한 문 덕분에 낯선 스페인 아가씨와 잠깐의 동지애를 나눈 순간이었다.ㅋ

 

어머님께서 선물로 주신 프랑스산 장바구니! 

 

이 그물 장바구니는 테네리페 여행 내내 아주 요긴하게 잘썼다. 이런식으로 마시다가 남은 물도 넣어다니고... 꽤 많이 들어가는데다 아주 튼튼하다! 어머님 말씀으론 전형적인 프랑스식 장바구니라고... 

 

물가가 프랑스에 비해서 정말 저렴하다. 생수, 소다수, 에스프레소 모두 가격이 비슷하다. 총 3.70유로. 

가라치코 가는 길에 바나나밭을 많이 볼 수가 있었다.

자 이제 우리는 드디어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가라치코로 달려갑니다! 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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