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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DéFLE-Lorraine 다국적 친구들

무슬림친구가 프랑스에서 겪는다는 인종차별

by 낭시댁 2022. 10. 22.

이번학기때는 몇개의 선택수업을 골라서 들을수가 있는데, 나는 그 중 하나를 "쓰기" 수업으로 골랐다.

선택수업에서는 다른 그룹에서 온 다양한 친구들과 수업을 함께 듣게 되는데 지난 학기에 비해서 더 좋아진 부분 중 하나이다.

첫 수업중 과제는 바로 [전단지(tract) 만들기] 였는데 각자의 국적과 관심사에 따라 정말 다양한 주제가 나왔다.

일단 내 전단지의 제목은 : [직징 상사에게 싫다고 말하세요!]

내 손글씨 참 마음에 안든다... 나도 멋지게 필기체로 쓸수 있으면 좋겠다 ㅡㅡ;

퇴근시간 이후 근무? 싫어요!
사전통보되지 않은 회식의 참여? 싫어요!
근무시간 이외에 메신저(카톡) 연결? 싫어요!
아플때 병가대신 연차사용? 싫어요!

인생은 짧아요!
"당신이 싫다고 하지 않으면 그는 절대 안바뀔거예요!"

"엄마, 나는 아빠 얼굴이 기억나지 않아..."
"나도..."

분명 법적으로는 보장받을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있음에도 여전히 중소기업들에서는 지켜지지 않는곳이 많다고 들었다. 우리가 먼저 바뀌어야 회사들도 바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작성해 보았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아마 우리반에서 내가 제일 빨리 끝낸것 같다. 뿌듯쓰!



내 옆에 앉은 모로코 친구가 작성하는 전단지를 들여다보니 그녀는 인종차별에 대한 전단지를 만들고 있었다.

이제 20살인 그녀는 키도크고 엄청 예쁜외모를 가졌는데 프랑스에서 인종차별을 겪어본걸까? 궁금해서 물어봤다.

"너 프랑스에서 인종차별을 겪어봤어?"

"많지!"

"정말? 왜? 이렇게 예쁘고 프랑스어도 잘하는데도 차별한다고?"

"고마워. 하지만 내 히잡때문에..."

아...

"그냥 사람들이 대놓고 이상한 표정을 짓는 경우가 많아. 내가 뭐 물어보면 대답도 안해주거나 차갑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어! 모로코 갈때는 공항에서 맨날 나만 붙잡더라, 짐 열어보라면서..."

흠... 단순히 히잡때문이라면... 프랑스에서 지낼때만이라도 벗으면 안되려나...? 나에게는 어려운 종교의 세계...

"심지어! 나 간호사로 취업하려면 히잡을 쓰면 안된대!"

"그건 네 꿈이잖아."

"그러니까!"

"그럼 간호사 포기할거야?"

"그런 안되지..."

"그럼 어쩔수없이 히잡 벗고 일해야겠네. 넌 지금도 예쁘지만 히잡 벗으면 엄청엄청 더 예쁠거야."

"아직 잘 모르겠어... 이건 정말 벗고싶지않아..."

우리반 카자흐스탄 친구는 스스로가 반만무슬림이라고 말한다.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독일출신 프랑스인 남편과 시댁식구들과 지내다보니 이제는 돼지고기도 먹는다고 한다. 해외에서 지내려면 그 나라의 관습에 녹아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그녀의 말을 모로코 친구가 들으면 뭐라고 하려나... 저 히잡만 아니면 프랑스에서의 그녀의 삶이 훨씬더 편해질텐데...


한편, 이 친구의 반대편 옆에서는 이란 친구가 히잡을 반대하는 주제로 전단지를 만들고 있었다.

한 소녀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죽음을 당했다! 그녀는 고작 22살이었다!
여성평등을 위해 집회에 참여하세요. 우리는 원하는대로 입을 권리가 있어요! 우리는 평등해요!



나란히 앉은 두 친구들이 히잡을 바라보는 시선이 극명하게 갈려있었다. 이런 아이러니를 한 교실에서 보고있다니...... (물론 이란에서는 무슬림이 아닌 사람들까지 강제로 히잡을 쓰게 해서 문제인거지만...)


아무튼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함께 수업하다보니 다양한 시각과 국가별 상황등을 생생하게 들을수가 있어서 참 흥미롭다!! (이렇게 블로그에 작성하고 싶은 이야기거리도 많아지고 말이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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