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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프랑스에서 숙주키우기 (feat.숙주잡채)

by 낭시댁 2023. 1. 23.

콩나물 키워먹는 재미에 푹 빠져있던 나는 숙주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베트남 마트에서 사온 녹두-

몇해 묵은 녹두인듯 하지만 열심히 불려서 성공해 내리라!

콩나물 시루는 휴업없이 콩나물을 키우고 있으므로 (콩나물을 수확하자마자 미리 불려놓은 새콩을 넣는다ㅋ) 불린 녹두는 밥솥찜기에 키우기로 했다.

근데 내 욕심이 과해서 녹두를 너무 많이 넣었나보다.

결국 채반에 덜어서 두군데도 나누어야 했다.

실내온도가 낮아서 따뜻한 라디에이터밑에다 숙주와 콩나물을 두고 하루 네번씩 물을 주었다.

울언니한테 사진을 보냈더니 나더러 농장을 차렸단다ㅎㅎㅎ

그거 뭔데… 나보다 중허냥?


하루에도 몇번씩 내가 시루를 들여다보고 있으니 무스카델은 이해가 안되는 눈치다. 대체 뭘하는건가 싶어 나를 엄청 빤히 쳐다본다.

니가 이 맛을 몰라서 그래... 키우는 재미도 좋고 먹는 맛은 더 좋단다.

잔뿌리에 영양성분이 많다고 하니 다듬지않고 모조리 먹어준다.


콩나물은 5일이 되자 말그대로 '대가리 좀 컸다고' 몇몇 녀석들이 두껑을 치고 올라온다. 그래서 콩나물이랑 숙주를 일부 솎아주었다.


역시 숙주는 내 욕심이 과했다. 녹두를 너무 많이 넣어서 길죽하게 자라지 못하고 좁은 공간에서 꼬불꼬불 못난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다음번엔 조금씩만 키워야지;;


숙주는 결국 8일만에 수확했는데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이걸로 무슨 요리를 해 먹을까...
월남쌈을 할까...? 그냥 무쳐? 볶아?

고민하고 있을때 한국인 동생이 설이라고 저녁식사에 초대를 해 주었다.

"아! 마침 숙주를 수확했으니 그걸로 내가 숙주잡채 만들어갈게!!!"

마침 당면도 있고, 집에 있는 재료들을 활용해서 난생 처음 숙주 잡채를 만들어 보았다.

돼지고기 대신에 닭가슴살을 간장소스에 재웠다가 부드럽게 볶았다. (오래 볶으면 퍽퍽해지므로 온도와 볶는 시간에 심혈을ㅋ)

목이버섯, 당근, 양파..

당면 반 숙주 반!

엄마가 보내주신 국산통깨와 챔기름도 아낌없이 뿌려서 마무으리!


예쁘게 한통 담고, 찌끄레기는 자서방 먹으라고 남겨놨다.

사실 만들면서 너무 맛있어서 엄청 많이 먹었다. 친구들도 좋아했으면 좋겠네... 열심히 숙주를 키운 보람이 있구나.

초대해준 동생을 위해 콩나물도 한봉지 담았다.



한국인 친구들과의 설날파티는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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