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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보쥬- 마법처럼 아름다운 산장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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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상에 있는 레스토랑 trois fours를 찾아가기 위해 우리는 여유있게 도착을 했다.
안개가 잔뜩 낀 날씨였지만 주차된 차량들이 많아서 놀랬다.
"다들 레스토랑에 가려고 온 사람들인가?"
"아니, 눈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지. 저기 봐!"
오와 스키장도 아닌데 정말 스키를 타고 다니네.
우리 남편이 알려주기를 이렇게 평지 오르막 가리지 않고 타는걸 ski de fond라고 부른단다. 검색해보니 우리말로는 크로스컨트리 스키라고 하는구나.
스키장도 아직 한번도 못가본 나로서는 신기한 장면이 아닐수가 없다.
어린시절 겨울 스키학교를 사랑했던 우리 자서방은 대학생시절 겨울이 되면 친구들과 새벽에 차로 이곳 보쥬에 와서 오전내내 산에서 스키를 타다가 늦은 점심을 사먹고 낭시로 돌아오곤 했다고 한다. 이 장면을 보고 남편의 말을 떠올려보니 얼마나 신났을지 자서방 표정이 떠올라서 흐뭇하다.
산정상이라 여전히 녹지않고 쌓여있는 눈과 자욱하게 내려앉은 안개때문에 어쩐지 신비로운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나니아연대기같은 영화의 한장면속에 들어와있는 듯한...
여기저기 신나게 눈썰매를 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마저 살짝 몽환적으로 느껴졌다.
독일어처럼 들리는 언어가 많이 들려서 독일사람들이 이곳에 많이 오나 보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시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그건 독일어가 아니고 알자스어였을거라고 하셨다.
"알자스인들이 따로 쓰는 언어가 있는데, 독일어와 흡사하게 들린단다. 한때 알자스는 독일땅이었잖니. 그들은 자신들만의 언어에 자부심을 갖고 있단다. 우리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완전 다른 언어야."
참고로 보쥬는 로렌과 알자스 지역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데 바로 우리가 서 있던 이곳은 이미 알자스에 속하는 지역이었다.
사실 로렌이라는 행정구역은 2016년 그랑테스트 (Grand Est)라는 이름으로 변경되면서 로렌과 알자스가 하나의 지역으로 합쳐지게 된것인데(옛지명에 익숙한 사람들은 여전히 로렌이라는 명칭을 계속 사용하는 중이다.), 알자스는 그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며 행정구역 독립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 이유를 물으니 마갈리는 "그들은 로렌보다 부자라고 생각하거든. 사실이기도 하고..." 라고 간단하게 설명해 주었다.
음... 알자스가 부유해 보이긴 해...
우와, 너 참 멋지구나!!
"엄마, 이 누나가 나 계속 쳐다봐..."
우와 멋진 눈사람! 이 신비로운 분위기라면 갑자기 올라프처럼 통통 튀어다녀도 이상할 것 같지가 않다.
가족용으로 보이는 커다란 썰매가 길가에 있었다. 사실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썰매의 형태도 꽤 다양했다.
꼬맹이들만 썰매를 태워주는게 아니라, 여성을 썰매에 태우고 가는 남성도 간혹 있었다. 부럽다.... 여보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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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안개속에서 레스토랑이 모습을 드러냈다. 맑은 날이라면 저 멀리 알자스 마을까지 보였을텐데 그건 좀 아쉽다.
여름에 왔을땐 이곳에서 소들이 풍경소리를 내며 반겨줬었는데 지금은 뭔가 툰드라같은 모습..
"사흘전에는 여기도 눈이 이만큼 두껍게 쌓여 있었는데 정말 너무 빨리 녹는다. 온난화때문에 매년 눈쌓이는 높이가 낮아지고 있어..."
사흘전에 이곳을 다녀갔던 카린의 설명이었다. (그녀는 우리를 위해 이곳을 다시 방문해 준 것이다. )
trois fours는 3개의 오븐이라는 뜻이다.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더니 진한 치즈향이 코끝을 강하게 때려왔다. 엌!
우리는 일단 식전주를 먼저 주문한 후 목을 축였다.
그리고나서 천천히 메뉴를 정독하며 메인 음식을 각자 골랐다.
나와 마갈리는 이집의 간판 메뉴이자 이 지역의 특산물인 멍스테르 치즈를 주문했다. 일전에 가브리엘이 워낙 맛있게 먹길래 먹어보고 싶었던 것이다. 카린과 쏨은 치즈 뚜흐뜨(tourte)를 주문했다.
샐러드도 푸짐하고 빵과 찐감자까지 곁들여서 엄청 배터지게 먹었다.
식사가 끝난 후 시부모님께 드릴 멍스테르 치즈를 사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재고가 없었다.
이 레스토랑에서는 치즈뿐 아니라 보쥬 꿀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시내보다 훨씬 저렴했다!! 여기서 살 껄...
숲꿀은 12유로, 전나무꿀은 13유로! 시내에서 산 꿀 가격의 반도 안된다... ㅠ.ㅠ 이젠 알았으니 다음엔 꿀도 여기서 사야겠다.
든든하게 배를 채운 우리는 다시 수묵화 풍경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제는 치즈를 사러 가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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