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2박이 남은 상태에서 우리는 정든 바나나가든을 떠나야 했다. 그날부터 만실이라 어쩔수가 없었다.
에어비엔비로 예약한 새 숙소 역시 위치도 좋고 쾌적한 곳이었다.
대신 조식이 불포함이라 아쉽긴 했는데 막상 우리가 좋아하는 샌드위치 가게에서 이틀간 아침을 먹으니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이 집은 샌드위치 뿐만 아니라 생과일 스무디가 참 좋았다.
오늘 우리는 버스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 보기로 했다. 남쪽은 이미 충분히 본 것 같았기 때문이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내려서 둘러보기로 했다. 그냥 느긋하게 돌아다니는거지 뭐.
한 시간 정도 타고 가다가 내린 이 마을. 이름은 까먹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이었다. 고도가 높아져서 좀 쌀쌀하기는 해도...
어느집 정원에서 발견한 아보카도 나무! 아보카도 나무는 처음봤는데 이렇게 생겼구나... 정말 많이도 열렸다!
오렌지나 레몬나무는 집집마다 흔하게 볼 수가 있었다.
이 마을에서 멋진 파노라마 전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무슈 롱 정브(롱다리 아저씨)는 이때 만큼은 앞서 걷지 않았다. 차도라서 위험하다며 계속해서 나를 신경썼다.
내가 혼자 떨어져서 (오렌지 까먹느라고) 잠깐 걸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옆에 차를 타고 지나가던 남자들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기 때문이기도 했다. 나는 몰랐는데 지나가던 차에서 나를 보고 잠깐 멈춰 창문을 내리거나 클락션을 울리는 등으로 나에게 추파를 보낸 것이 이번이 최소 세번째라고 했다. 나 인기많았구나? 나만 몰랐네 하하하… (내가 큰 소리로 웃었는데 버거씨는 따라웃지않았다.)
우리앞에 시원한 전망대가 모습을 나타냈다.
와 진짜 속이 뻥 뚫리는 풍경이구나...
날아오르고 싶은 충동이 마구 느껴졌다.
"날기 좋은 곳이네. 난 꿈에 이런데서 종종 날아오르곤 해. 땅에서 날아 오르려면 고도를 높이기 힘들어서ㅋ 이런 높은데서 날면 안떨어지고 오래오래 계속 날 수 있어. 날면서 산이나 바다등 멋진 풍경들을 실컷 감상하다가 멋진 곳이 보이면 잠깐 내려가기도 하거든? 근데 그러면 다시 날아오르기가 힘들어. 그래서 애초에 시선을 멀리 산등성쪽으로 향하고 날기만 할때도 있어."
버거씨는 꿈에 안날아봤다고 한다.... 이게 얼마나 재미있는데.
전망대 풍경을 감상하며 우리는 가방에 싸들고온 과일을 꺼내먹었다.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오니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산타크루즈로 돌아온 직후 나는 살짝 배가 고파져서 적당한 테라스 한 곳을 찾아 들어갔다.
버거씨는 배가 안고프다며 샹그리아 한 잔을 주문했고(떠날때가 다가오자 뱃속에 집어넣는 것들을 신중하게 선별하고 있는 버거씨) 나는 맥주와 깔라마리를 시켰다.
이 가게는 사실 위치가 워낙 좋아서 현지인들이 아닌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었는데 역시 그리 훌륭한 선택은 아니었다. 맛은 떨어지고 가격은 너무 비쌌던것이다. 밍밍한 저 샹그리아가 8유로였다! 다른 가게의 두배에 맞먹는 수준이었다.
이번에 교훈을 얻었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은 가지말라고...
우리는 오후에 당을 채우기 위해 우리는 휴가 기간내내 사랑했던 치즈케이크 가게에 갔다.
이집 치즈케이크는 꾸덕하니 정말 맛있다!
인테리어 또한 너무나 멋스러운 곳이다.
마지막 날 아침에는 이 집에서 아침을 먹자고 다짐했다.
그리고 우리는 마지막 저녁식사를 할 레스토랑을 신중하게 골랐다.
휴가의 끝이 다가오니 우리는 어디서 뭘 더 먹을지 생각만 하고 있는 중이었다.
다음 포스팅에 이어집니다-
'2024 새출발 > 카나리아 라팔마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은 끝나지만 일상을 여행처럼 살면되지 (17) | 2024.08.06 |
---|---|
아름다웠던 라팔마 섬의 마지막 저녁 노을 (9) | 2024.08.05 |
해외 여행 중 로컬 버스 여행의 묘미.gif (6) | 2024.08.03 |
특별한 경험, 라팔마섬 화산 트래킹 (13) | 2024.08.02 |
여행지에서 쉬어가는 하루 (4) | 2024.08.01 |
화산 분화구 위를 걷다 - 라팔마 샌안토니오 화산 (5) | 2024.07.31 |
천연해수욕장에서 바나나 농장까지- 라팔마섬 천국과 지옥 여행기 (10) | 2024.07.29 |
카나리아 라팔마섬에서의 가볍지 않았던 등산기 (2) | 2024.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