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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어김없이 맛있었던 주말

by 요용 🌈 2024. 11. 9.

아침을 먹은지 얼마 안됐지만 버거씨는 점심 준비에 바로 착수했다. 

먹성좋은 아들들이 늦잠을 자고 이제서야 일어났기 때문이다. 

 

버거씨가 미리 재워뒀다는 튼실한 새우를 꺼내는 순간 나는 아침먹은게 다 소화되는것을 느꼈다. 점심 먹을 준비 완료. 

버거씨네 집은 바닥에 보일러가 깔려있다. 우리나라처럼 뜨끈하진 않지만 그래도 맨발로 다닐만 하다.

 

버거씨는 냄비에다 밥을 하고 냉동 라따뚜이도 볶아놨다. 

프랑스인들은 쌀을 파스타처럼 요리한다. 물을 한가득 넣고 소금도 넣고 쌀을 끓이다가 물만 따라내는 방식- 그래서 밥이 짭짤...  

왕새우들이 팬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갔다. 버터향을 입은 새우냄새가 정말 엄청 좋구나! 

 


버거씨는 정성스럽게 4개의 접시위에다 음식들을 담았다. 

밥도 이렇게나 예쁘게 담는 섬세한 버거씨. 

버터향을 입은 짭짤한 새우랑 라따뚜이 그리고 밥의 조화가 참 좋았다. 완벽해요 버거씨! 

버거씨는 마지막에 팬에다 새우를 굽고 남은 고소한 소스를 긁어서 내 밥위에다 얹어줬는데 이것만 해도 맛있게 밥을 다 먹을 수 있을것 같았다. 

 

저녁에는 버거씨가 또 한번 수제버거를 만들어줬다. 

점심식사는 버거씨가 혼자서 다 만들었지만 저녁에 버거를 만들때는 우리 네 사람이 다함께 참여를 했다. 

나는 피클을 썰었고 첫째는 당근을 채칼에 갈았고 막내는 사과를 썰었다. 

버거씨는 네 사람이 다 함께 요리를 하는 이 상황이 너무나 행복했던지 연신 웃고 있었는데 나는 그때 또다른 이유로 혼자 웃었다. 

첫째는 강판에 당근을 갈다 말고 마지막에 큼직한 조각들을 쥐고는 이걸 어쩌지 하는 표정으로 둘러보다가 샐러드 볼에다 모두 던져 넣었고 (나중에 내가 다 골라먹었다.) 사과를 자르던 막내는 꼭지나 밑둥등을 하나도 제거하지 않고 (용하게도 씨앗들만 다 뺐나봄) 통으로 깍뚝썰기를 해서 넣었길래 나중에 못먹는 부분(?)들은 내가 일일이 다 골라냈다. 아들들은 이런 느낌이구나ㅋ 

 

 

삼부자가 함께 요리하는 장면이 아름답다고 느껴져서 틈틈히 사진을 찍어서 나중에 보여줬더니 버거씨가 매우 흐뭇해했다. 대신 사진에는 내가 안나왔다며 아쉬워하기도 했지만- (다음에는 꼭 넷이서 사진을 찍자고 신신당부함)

우리 네 사람이 다함께 만든 수제버거와 샐러드- 

 

저 샐러드에는 무화과랑 석류가 들어가서 달달했는데 담백한 버거와 맛의 조화가 참 좋았다. 

 

이번 주말도 맛있는 주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