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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한국어 공부를 하면서 더 귀여워지는 중

by 요용 🌈 2025.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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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장 어린 친구인 엘리야는 (16살ㅋ) 요즘에도 종종 가게로 놀러온다. 
시내를 지날때마다 들러서 한시간 넘도록 수다를 떨거나 혹은 내가 퇴근할때까지 기다렸다가 집앞까지 같이 걸어갈때도 있다. 
 
웅이한테 엘리야를 소개해 주면서 내가 말했다. 
 
"엘리야 한국말 디게 잘해." 
 
엘리야가 부끄러운 듯 손사레를 쳤다. 
 
"너 아는 한국말 다 해봐." 
 
내 말에 엘리야는 눈을 허공으로 굴리면서 아는 문장과 단어들을 한국어로 말하기 시작했다. 
 
"너는... 나의... 아이고... she발... 미쳤어~" 
 
우리는 빵터졌다. 나도 웃으면서 장난으로 따졌다. 
 
"내가 너한테 she발이냐!?" 
 
"아니아니~ '아이고'는 너한테 배운거고 마지막 두 단어는 최근에 오징어게임 보면서 배운거야."
 
아 역시... 세계로 뻗어나가는 K욕이다. ㅡㅡ; 
 
엘리야는 요즘 즐겨보는 한국 웹드라마가 생겼다며 나에게 보여주었다. 퀴어... 내 취향은 아니라서 패쓰.
그럼 나는 무슨 드라마 좋아하냐 묻길래 내가 [폭삭 속았수다]의 프랑스어 제목을 검색해서 보여주었다. 
 
"나 이거 볼래! 다 보고나면 알려줄게. 우리 그때 다시 만나서 이 드라마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자." 
 
이럴땐 진짜 어른같다니까. 나는 알겠다고 약속했다. 프랑스어 연습을 할 수 있으니까 나도 좋지~ 
 
 

 
버거씨도 요즘 한국어 공부에 조금 속도를 붙였다. 엘리야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아는 단어들이 늘고 있다. 문제는 한국어 발음이 너무 어렵단다.  
 
"썬글라써? 썬글라쑤? 토씨? 도씨? 겐베이.. 셔쓰? 셔추?" 
 
썬글라, 도, 건배, 셔가 어려울 줄이야... 
 
제일 어이없었던건 이다. 그냥 프랑스어랑 똑같이 발음하면 된다고 내가 몇번이나 알려줘도 매번 "뺑"이라고 발음한다.
 
"따라해봐. 빵 빵 빵 빵~" 
 
"뺑 뺑 뺑 뺑~" 
 
앜ㅋㅋㅋㅋ  웃느라 숨 넘어가서 더이상의 지도가 어렵다.
 
내가 웃건말건 버거씨는 진지하게 말했다. 
 
"나 조만간 '핸글' 공부 시작할거야." 
 
핸글이 아니고 한글ㅋㅋㅋ 
어쩜 한마디 한마디가 다 웃기냐.

나는 '사랑해' 만 가르쳐 줬는데 요즘에는 높임말을 배워와서는 "사랑해요" 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내가 세상에서 젤 웃기다던 양반이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코메디언이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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