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휴가를 5년만에 다녀오게 되었다.
인공수정에 집착할때는 임신된 후에 아기와 함께 다녀오리라 항상 기도를 했었고, 전남편과 헤어졌을때에는 가족들에게 슬픈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돌아갈 수가 없었다. 이제는 나를 옭아매던 그 모든 넝쿨들을 훌훌 벗어버린 듯 가벼운 기분으로 한국에 다녀올 수가 있게 되었다.
퇴근 시간에 맞춰 동생 M이 찾아왔다.
내가 한국에 가기전에 얼굴을 보고싶어서 왔다고 했다. 기특한 내동생~
날씨가 좋아서 테라스에서 커피 마시자고 했더니 스타벅스로 가자는 동생.
맛있는 스무디까지 사주다니!
만류해도 소용없길래 그냥 얻어먹었다. 다음에 내가 사주면 되지~
얼마전에 한국에 다녀온 그녀에게 나는 어떤 선물을 사가면 좋을지 물었다.
"언니. 한국에 가면요 국산이 우리입에 제일 맛있다는 사실을 알게돼요. 초콜렛, 치즈, 과자, 와인 등 여기서 맛있다는 거 잔뜩 사갔지만 식구들 반응이 다 시큰둥했어요. 식구들이 제일 좋아한게 뭔지 아세요? 마트에서 사간 식빵이요ㅋㅋㅋ 식구들이 그것만 좋아하더라구요."
앜ㅋㅋㅋ
그래 나도 마트 식빵 사가야겠다ㅋㅋ (말레이시아 사는 내 친구도 프랑스 식빵 사먹어봤는데 맛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프랑스에서는 더 싸게 살테니 부럽다면서 말이다.)
떠나기 며칠전 SK도 선물을 잔뜩 사왔다. 한국 가족들을 위한거라면서 말이다.
로얄제리 앰플은 나도 버거씨가 사줘서 처음 복용해 보았는데 알고보니 이게 한국에서는 꽤 비싸게 판매된다네?
유기농 로얄제리 한상자랑, 로얄제리에 꿀, 프로폴리스, 아세로라, 자몽이 추가된 앰플도 한상자 더 샀다고 한다. 거기에 트러플이랑 무슨 영양제까지.
버거씨는 자꾸만 부모님께 갖다줄 샴페인을 한 병 사주겠다고 하는걸 간신히 뜯어말렸다. 알콜은 두 병까지만 반입되는데 이미 화이트와인 두 병을 준비했다고요... 룩셈부르크 어느 이름난 집에서 고급 초콜렛을 한 상자 사준다는것도 말렸다. 우리집은 그냥 마트 초콜렛이면 더 좋아한다니까~ 이미 피스타치오 크림 7병 사준걸로 충분하다고 말했건만 버거씨는 결국 부활절이니까 부활절 초콜렛 하나만 더 사겠다고 그건 거절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 알았어. 하지만 비싼걸로 사면 안돼~
울 언니는 언니의 (중학교때부터) 절친이었던 두 친구들이 오래전부터 내 한국 휴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온천 호텔 1박 예약해놨어. 박씨랑 경이랑 벌써부터 설렌다고 난리났다야. 니 한국오면 맛있는거 많이 사주고 싶대."
중2때부터 언니랑 단둘이 자취를 했던 나는, 우리 자취방을 아지트로 쓰고 있던 이 언니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자랐다. 수학여행을 가던 날 언니들이 신발이며 옷을 가져와서 입혀주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박씨언니가 넷이서 나눠입을 파자마도 벌써 사다놨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이렇게 따뜻하게 배웅해 주고 맞이해 주는 사람들을 보니 내가 또 인복이 있다는걸 새삼 깨달았다.
사랑합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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