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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공항의 이별

by 요용 🌈 2025.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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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휴가를 코앞에 둔 주말. 
낭시에서 함께 주말을 보낸 버거씨와 함께 월요일날 내 짐들을 챙겨서 티옹빌로 함께 출발했다. 버거씨는 월, 화 이틀간 나를 위해 재택근무를 해 주었고 화요일날 오후에 룩셈부르크 공항까지 나를 배웅해 줄 수가 있었다. 
 
"공항앞에 그냥 내려줘. 주차비 들잖아. 그냥 혼자 들어가면 돼."
 
"아니야, 공항에서 15분 주차는 무료야. 같이 들어갈 수 있어."  

Kiss & Fly 15분 무료라고 써져있다. 
올~ 이런게 있었구나. 좋다ㅋ 
 
덕분에 공항 입구에 주차를 한 후 함께 공항으로 들어갈 수가 있었다. 
 

 
터키항공을 타게된 나는 이스탄불에서 경유할 예정이다. 
 
체크인 카운터에 도착했을때 버거씨가 갑자기 지갑에서 50유로를 꺼내주며 말했다.
 
"넌 현금 잘 안갖고 다니잖아. 이스탄불 공항에서도 유로화 받을거야. 혹시 모르니까 갖고 있다가 샌드위치라도 사먹어." 
 
"카드 쓰면 돼. 그리고 샌드위치가 무슨 50유로나 한다고!" 
 
억지로 돌려줬더니 버거씨는 다시 내 주머니에다 돈을 찔러주었다. 그냥 받으란다. 
 
딸 유학보내는 아빠도 아니고. 
 
근데 진짜 마음이 너무 따뜻하다.  
 
짧게 작별하려고 했는데 버거씨 말이 자꾸만 길어지네. 
 
"내년에는 꼭 한국에 같이 가자, 알았지? 나 한글 공부 열심해 해서 너희 가족들한테 한글로 편지도 쓸거야!" 
 
아 자꾸 감동 주기 있기없기... 
 
"많이 보고싶을건데... 그래도 기다릴수 있어." 
 
"그래 떨어져있는 동안 서로의 가족들,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보자." 
 
내 말에 버거씨가 끄덕이며 말했다. 
 
"응. 아들들이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낼거고, 엄마도 한번 뵙고 오려고." 
 
그래그래 착한 아저씨 기특해요. 
 
떠나면서도 버거씨는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손키스를 계속해서 날렸다. 공항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다 받을 만큼 넉넉하게 날려 줌. 
 

 
이제 진짜로 한국에 가는건가. 
5년만에... 
그 동안 한국은 또 얼마나 바뀌었을까. 
 
아직은 내일 저녁에 도착 할 한국보다는 방금 헤어진 버거씨 생각이 더 많이 나네. 
 

 
3시간 30분을 날아서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했을때 나는 버거씨에게 전화를 했다. 
 
버거씨는 피곤하지도 않은지 둘째 아들이랑 헬스장에 와 있다고 말했다. 
 
"피곤하지도 않아? 내 짐 옮기느라 어제부터 고생했는데 집에서 좀 쉬지않고." 
 
내 말에 버거씨가 하나도 안피곤하다며 활기 가득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에게는 세상 최고의 여자가 있어. 그러니 나또한 그녀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어야 해.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을거야." 
 
피식 웃음이 났다. 
 
이런 닭살멘트도 매우 진지하게 말하는 버거씨다. 진지해서 더 웃김ㅋ 
 
"그래, 세상 최고의 여자는 이제 가야겠다. 한국 도착하면 연락 줄게." 
 
"응. 넌 비록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고 있지만 너는 항상 나와 함께 있을거야. 그 사실은 나를 행복하게 해." 
 
알았어요 알았어ㅋㅋㅋㅋ 
시인을 만났네 내가. 

 
나를 사랑하고 지지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은 어딜가나, 혼자 있을때에도 내 마음을 든든하게 채워준다.
 
이제 한국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 
10시간만 더 날아가자. 
 
울언니랑 형부가 공항으로 마중나오기로 했는데... 
쫌 설레기 시작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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