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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인생 새출발

뜻밖의 기분좋은 만남, 이게 바로 여행의 묘미

by 요용 🌈 2025.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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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씨는 보쥬에 예쁜 숙소를 발견했다며 주말 여행을 가자고 했다. 

한시간반만 가면 아름다운 숲과 호수가 있는 보쥬가 있어 참 좋다.

버거씨가 예약한 에어비앤비 숙소는 산 꼭대기에 있어서 멋진 경치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입구에는 예쁜 수국이 가득 피어있었다. 

푸근한 인상의 주인 아주머니께서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셨다. 성격 진짜 너무 좋으신 분! 

삼륜 오토바이가 있길래 (특이하게 뒤에 바퀴가 하나) 버거씨가 관심을 보이며 여사장님께 물었다.

 

"와, 이건 남편분이 타시는거예요?" 

 

"아니요. 제껀데요? 호호~ 남편이랑 정년퇴직을 일찍하고나서 오토바이로 프랑스 곳곳을 여행하고 다녔답니다. 그런데 남편 뒷자리에 타는게 지겨워서 제것도 하나 샀지요. 심심할땐 이거타고 뒤에 숲에도 가고 그래요." 

 

와 멋지시다...

그녀는 남편 생일 선물로 사줬다며 오토바이 사진을 우리에게 자랑했는데 버거씨 눈이 휘둥그레졌다. 

 

"할리데이빈슨...." 

 

난 뭔지 모르니 그저 와~ 하고 같이 감탄함ㅋ

 

비싼 오토바인가보다.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나도 하나 사줄게... 

두분은 오토바이로 얼마전 이탈리아까지 여행을 다녀오셨다고 한다. 진짜 멋지게 사시는 분들이다! 리스펙트...

 

"그런데 젊어보이시는데 벌써 정년퇴직을 하셨다고요?"

 

우린 아직 짐도 안풀었는데ㅋㅋ 여사장님은 우리가 관심을 보이자 기꺼이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대화하는 걸 참 좋아하시나보다. 너무 친절하시고 여러모로 숙박업에 딱 맞는 분이시네. 

 

"저는 마흔 다섯살때 벌써 정년퇴직을 했답니다. 아버지께서 탄광에서 일하시다가 제가 두살때 탄광 사고로 돌아가셨지요. 저도 그 탄광 사무실에서 일을 했는데 마흔 다섯살때 그 탄광이 폐쇄됐고 그때 마흔이 넘으면 정년퇴직으로 인정을 해 준다고 하더라구요. 덕분에 퇴직연금을 일찍부터 받을 수가 있게 되었지요. 우리 남편은 심지어 서른 다섯살에 은퇴를 했답니다? 호호" 

 

와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짐은 나중에 풀어야겠다. 나랑 버거씨는 아주머니 이야기에 빨려들어감ㅋ

 

 

"남편은 잠수함 선원이었어요. 잠수할때 한시간은 일반인들의 며칠간의 업무량과 동급이라고 해요. 그래서 조기퇴직을 할 수 있었지요. 그후 친구네 와이너리에서 비공식적으로 일한 덕분에 연금을 계속 받았지요 호호~ 그리고 15년전 우리는 이집을 사서 이사 왔어요. 너무 아름다운 곳이지요?" 

이분들이야말로 우리가 만난 가장 존경스럽고 부러운 커플이었다. 롤모델! 

즐겁게 사시는게 표정에서 그대로 느껴졌다. 활력과 긍정 에너지가 팍팍!

드디어 집안으로 들어갔다. 

보쥬 특유의 산장 느낌 너무 좋다. 가장 좋은건 물론 친절한 사장님!

 

부엌을 지날때 사장님께서 물으셨다. 


"내일 아침에는 몇시에 식사를 하고 싶으세요? 아무때나 상관이 없는데 저희 부부는 손님들과 함께 식사하는걸 좋아해서 가능하면 8시이전이면 더 좋답니다. 그 이후도 상관은 없어요."

 

그럼 8시에 먹겠습니다... 

 

"마실 건 커피말고 혹시 다른거 원하시는거 있으세요?" 

 

"저는 카페인에 예민해서 우유나 쥬스... 가능할까요...?;;" 

 

"오, 그럼 내일 아침 남편한테 옆 농장에 가서 신선한 우유를 좀 받아오라고 해야겠네요. 그리고 제가 직접 만든 사과 쥬스도 맛있답니다!" 

 

와... 내일 그럼 갓짠 신선한 농장우유를 맛보는거야?? 이런 행운이! 감동 감동... 

 

2층으로 올라가는데 살가운 고양이 한마리가 우리에게 먼저 다가와서 인사를 했다. 

아이고 이뻐라. 

 

버거씨 숙소 너무 잘 골랐다!! 이런곳에 1박만 하기는 너무 아까운데?! 

 

사장님께서는 잠시 후 친구들이 오신다며 테라스에서 바베큐를 드실 예정이라고 하셨다. 

와.. 테라스 너무 예쁘다! 

앞으로는 파노라마 경치가 펼쳐지고 뒤쪽으로는 샘에서 물흐르는 소리가 졸졸 들린다. 

텃밭도 어마어마하게 넓고... 

텃밭 구경은 내일 아침에 해야겠네. 

 

좋은 기운이 가득한 사장님과 예쁜 숙소를 만나다니 정말 행운이다. 

 

뜻밖의 기분좋은 만남.

이게 바로 여행의 묘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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