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 티옹빌역에서 만난 버거씨는 팔다리가 시뻘겋게 그을려있었다. 진짜 꽃게처럼 빨갰는데 정작 내 입에서 나온 단어는 꽃게가 아니었다.
"헬보이네."
내 말을 듣고는 깜짝 놀래는 버거씨.
"오! 나는 헬보이 모르는데 회사 동료들이 나만 보면 자꾸 헬보이라고 부르더라고ㅋㅋ"
그냥 꽃게라고 부를걸 그랬나.
요즘 버거씨는 독일에서 중고로 구매했던 전기 자전거와 사랑에 빠졌다. (깜빡하고 선크림을 안바르고 탔다가 헬보이가 되었다고 한다.)
평일에는 그래도 다음날 출근해야 하니 자중하느라 저녁마다 30~40km씩'만' 탄다고 하는데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 정도 걸린다고 한다.
토요일 오전에 원없이 실컷 타면 기본 100km정도 탄다고 한다. 네시간 넘게 자전거를 타고 있다는 소리다.
"그럴거면 자전거타고 낭시로 와라."
진짜로 버거씨네 집에서 우리 집까지 거리를 아침에 달렸다는 소리였다.
"도로만 잘 돼 있으면 가고도 남지... 출퇴근할때도 길만 잘 돼 있으면 자전거로 다니고 싶은데 위험해서 포기했어..."
버거씨는 운동 목적이 아니라 그냥 재미있어서 푹 빠져있는 중인데 살이 너무 쭉쭉 빠져서 걱정이란다;;
"몸무개를 잴때마다 겁이날 지경이야. 오히려 전보다 더 많이 먹는데도 몸무게가 무섭게 줄어들고 있어."
어이가 없어서 웃었더니 진짜 심각한 표정을 짓는 버거씨. 살이 그만 빠졌으면 좋겠는데 자전거를 멈출수가 없단다.
"너무 재미있어... 나 완전히 중독됐어."
자전거에 질투심이 생기려고 한다.
"자전거야 나야?"
농담을 진지하게 했더니 버거씨가 피식웃었다. 자전거는 새로운 장난감일 뿐이란다. 그래도 너무 빠져있는데?
"넌 나를 자랑스러워해도 돼. 항상 활기차고 날씬한 남자친구로 남아있을게. 앞으로도 배가 안나오게하겠다고 약속해."
나 그런 약속 필요없는디...

비싸게 주고 샀는데 이렇게나 잘 사용하고 있으니 그 점은 다행이다.
오르막 올라갈때만 잠깐씩 도움을 받고 그 외에는 모터를 최저모드로 유지한다고 한다. 그래서 살이 빠지나보다.
재미있게 살빼고 싶은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라고 합니다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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