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던 중, 나와 버거씨는 동네 근처 야외 수영장을 찾았다.
구글 리뷰를 보니 썬배드는 없고 사람들이 저마다 잔디밭에 비치 타월을 깔고 누워있는 사진들이 있길래 버거씨한테 돗자리를 챙기도록 했다. 그 외에도 물한병이랑 미라벨도 챙겨왔다.

일인당 입장료가 7유로였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더니 펼쳐지는 한적한 풍경. 아... 여길 오길 잘했다증말!!
룩셈부르크인데 직원들이 전부다 프랑스어로 봉쥬~ 하고 인사를 건네주었다.

수영장이 넓은데 사람이 별로 없어서 어찌나 좋은지.
평일이어도 요즘 방학시즌이라 좀 붐빌거라 예상했는데 이 평화 어쩔꺼~~
한쪽은 2미터였고 반대편은 1.5미터쯤? 깊이도 길이도 딱 좋다!
우리 여기 자주오자!!

주변에 넓게 펼쳐진 잔디밭도 딱 좋다.
편안한 돗자리를 챙겨오길 잘했다. 그 위에다 버거씨는 또 두툼하게 비치 타월을 두 장 깔았다. 오늘 우리 여기서 자고 갈까?ㅋ

잔디밭에 가방을 두고 수영을 했는데 누가 훔쳐갈까봐 좀 걱정되기는 했다. 근데 버거씨 말이 이런데선 훔쳐갈 사람 없으니 걱정말란다.
그런가...
우리는 각 5바퀴씩, 그러니까 500미터씩 돌자고 똑같이 목표를 세웠다. 그후로 진짜 버거씨는 물개가 되어 쉼없이 앞뒤로 왔다갔다 수영만 했음 ㅡㅡ;
수영 한 200미터쯤 돌고나서 목이 말랐던 나는 돗자리로 돌아와 물 한 병 가져온 걸 혼자 다 마셔버렸다. 오랜만에 수영을 했더니 목이 어찌나 타던지.
버거씨도 수영이 끝나고 나면 목이 마를테니까 물을 사러 가 보자.
엥... 방금 요기에 가게가 있었는데 그 사이 문을 닫았네 ㅠ.ㅠ
미역머리를 하고 멍하게 서서 이를 어쩌나 하고 있을때 빨간 옷에 빨간 모자를 쓴 안전요원 아저씨가 옆으로 지나가는게 보였다.
"잠시만요, 혹시 여기 가게 문 닫았어요?"
"아 닫은지 얼마 안됐는데..."
잉... 내가 울상을 짓고 있으려니 아저씨가 그냥 떠나지 못하고 나에게 물었다.
"뭐 필요한거 있으세요?"
"물 한병을 사고 싶은데 혹시 여기 자판기는 없나요?"
"음... 그럼 여기 잠시만 기다리실래요? 제가 물 한 병 갖다드릴게요."
오... 아저씨... 넘 감사합니다.

잠시 후 아저씨는 얼음처럼 차가운 생수 한 병을 갖다주셨다. 직원들이 마시는 물인가보다. 시원하게 한 모금 마시니 더위가 싹 가시는 기분이다.

나는 버거씨네 정원에서 따온 미라벨 한 봉지를 들고 안전요원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마침 작은 갸또봉지에 예쁘게 담아왔네ㅋ
"이거 정원에서 따온 미라벨이에요. 작은 선물이요."
아저씨는 처음에는 괜찮다고 하시다가 결국 고맙다고 받으셨다.
"고맙습니다."
"어우 제가 고맙지요!"
나중에 버거씨한테는 미라벨가져가서 안전요원 아저씨들 생수 한 병이랑 바꿔왔다니까 매우 좋아했음.

수영후 우리는 돗자리에 나란히 누워서 한숨 잤다. 신선놀음이 따로 읎다.
며칠 후 우리가 수영장에 다시 돌아갔을때 안전요원 아저씨 두 명이서 저 멀리서 나를 보고 손을 흔들다가 자기네 생수를 가리켰다. 나를 알아본다는 나름의 신호였고 반가움의 표현이었던 것이다. 그걸 본 버거씨는, 자기한테 수영장 구석에 오래 서 있지 말라고 야단치는 줄 알고 "아, 알았어요, 알았어." 라고 투덜거렸다ㅋㅋ 내가 아저씨들한테 반갑게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고서야 뒤늦게 이해하고 머쓱해 했음
"이 수영장에 동양인이 별로 없나봐. 그러니까 저 멀리서도 나를 바로 알아보지."
"동양인이 없는게 아니라, 너처럼 귀여운 동양인이 없는거지."
칭찬을 해 주는 버거씨 말투가 별로 유쾌하지는 않은것 같다. 질투를 하는 것 같으네ㅋㅋ


수영 후에 우리는 집에와서 돼지 바베큐랑 옥수수 그리고 과일을 먹었다.
이게 바로 여름의 낭만이다.
여름아 딴데 가지말고 나랑 여기 살자~ 응~~?
** 공지 : 광고가 많아져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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