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씨네 정원에 미라벨이 탐스럽게 많이도 열렸다.
요즘 이 동네 제일 맛있는 과일이 바로 요 미라벨!!
아침마다 내 손으로 잘 익은 미라벨을 따는 재미에 빠져있다.
자두맛과 비슷한데 신맛이 없는 자두맛이랄까? 혹은 자두와 살구맛 중간쯤...? 아무튼 진짜 맛있다.
미라벨 나무 옆에는 버거씨가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자두 나무가 있는데 이 보라색 자두도 많이 시지 않고 달아서 정말 맛있다!!
아침 준비를 하던 버거씨가 따라 나오길래 작은 자두를 닦아서 입에 넣어줬더니 눈이 휘둥그레지며 맛있다고 말하는 버거씨. 이게 이렇게 맛있는줄 몰랐던게 틀림없다.
"사과가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잘 컸어. 봄에 내가 벌레 먹은 가지를 다 잘라내고 적과를 해 준 덕분이라는거 알지?"
"당연하지, 고마워. 근데 배나무 봤어? 작년에는 배가 정말 많이 열렸었는데 올해는 글쎄 하나도! 단 하나의 배도! 열리지 않았어..ㅠ.ㅠ"
억울함이 묻어나는 버거씨의 목소리에 내가 배나무를 살피다 말고 외쳤다.
"찾았다! 단하나의 배!!"
정말 딱 한개가 열려있었다 ㅋㅋㅋ
내 말에 버거씨가 빵 터져서 웃었다. 하나도 안열렸다는 말에 내가 딴 하나를 찾아낸게 너무 웃겼나보다.
"이거는 당신 혼자 먹어. 소중한 단 하나의 배야ㅋㅋ 내년 봄에는 내가 배 나무도 신경써줄게."
솔직히 물렁한 서양배는 내 취향이 아니라서...
길쭉한 서양자두, 퀘치도 많이 열렸다.
이걸 본 버거씨는 오늘 타르트를 만들어주겠다며 잔뜩 땄다.
아!! 봄에 버거씨가 심은 어린 무화과 나무에 무화과가 두 개 잘 익었길래 버거씨를 데려가서 보여줬다. 매우 기뻐하는 버거씨ㅋ
올해는 두개 열렸으니 내년에는 20개만 다오ㅋ
우리는 무화과를 하나씩 따서 맛보았는데 진짜 진짜 천상의 맛이다. 두개뿐이라 더 맛있었던것 같기도 하다.
버거씨는 약속한 대로 그날 퀘치 타르트와 미라벨 타르트를 구웠다. 예쁘게도 구웠네.
미안하지만 나는 과일 타르트 별로 안좋아해...
나는 한 조각씩만 맛보고 나머지는 버거씨가 다 먹었다. 버거씨는 타르트도 잘 굽고 잘 먹기도 하는구나.
풍성한 버거씨의 정원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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