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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내 크루아상...

by 요용 🌈 2025. 8. 18.

 

외출했다가 돌아오는길에 일부러 길을 돌아서 리들에 들렀다. 며칠전에 크루아상 무료 쿠폰을 받은게 있는데 오늘 안쓰면 날짜 기한 전까지 쓰지를 못할것 같았기 때문이다. 

 

내 돈주고 일부러 사먹지는 않는데 가끔 이렇게 이들에서 크루아상이나 빵오쇼콜라를 공짜로 주면 감사히 잘 먹는다 히히. 리들 언제나 변함없이 사랑합니다. 오늘은 냉동실에 얼려둔 차가운 버터를 큼직하게 잘라서 얹어먹어야징. 

 

간 김에 수박이랑 계란도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덥다 휴우... 

 

"마담! 사바?" 

 

골목 코너에 마담 사바를 외치며 구걸을 하는 아랍인 아줌마가 오늘도 나를 불러 세웠다. 전에 대답 안했다가 뒤에서 아랍어로 뭐라뭐라 (분명 안좋은 말이었을거다)한 소리를 들었기에 오늘은 고개를 돌려서 봉쥬- 하고 같이 인사를 했다. 그랬더니 아줌마가 배가 고프단다. 돈은 없고.. 그럼 내 크루아상이라도... 하고 가방을 열었더니 아줌마가 손뼉을 짝하고 크게 치면서 기뻐하셨다. 근데 막상 지갑이 아니라 크루아상을 꺼냈더니 아줌마 표정이 대놓고 대실망...;; 그 표정을 본 내가 다 당황스럽네;

 

"크루아상 안좋아해요?"

 

내 질문에 아줌마는 한 손으로 이미 크루아상을 가져갔고 동시에 다른 한 손은 구걸하는 종이컵을 내 앞에 바짝 내밀며 돈을 달라고 말했다. 

 

"돈이 없어요..." 

 

진짜다. 애플페이를 사용하게된 후로 지갑을 아예 안들고 다닌다. 오히려 내가 시무룩해져서 자리를 피하려는데 아줌마가 "마담 마담!" 하고 다급하게 나를 부르더니 다시 오라는 손짓을 했다. 안 넘어가려고 했는데 뭔가 조그만걸 꺼내서 보여주네? 결국 다시 돌아가서보니 돌리프란(진통제)였다. 아프단다.

 

"돌리프란이 필요해요?" 

 

내 질문에 아줌마는 계속 "2유로 2유로 2유로 2유로" 하고 여러번 큰소리로 반복했다. 2유로면 우리돈 삼천원인데 마치 200원쯤 되는듯 가볍게 요구한다. 전에 이 아줌마한테 50성팀 동전을 준 적이 있는데 그것도 속으로 욕했으려나;; 나는 한 번 더 돈이 없다고 말하고 돌아섰다. 결국 크루아상에 대해서는 고맙단 말도 못들었네.

 

괜히 줘써...

구걸하는 사람한테 먹을거 주면 고맙다고는 안해도 항상 반가워하던데 이런 반응은 정말 처음봤다.

 

 

버거씨한테 말했더니 버거씨가 껄껄 웃었다. 내가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방식이 생생해서 매번 재밌단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그 여자 포함해서 시내 구걸하는 많은 외국인들은 마피아같은 조직에서 파견한거야. 그래서 매일 같은 자리에서, 구걸하는 스케줄도 일정하지. 그들은 나쁜 조직이야. 수법도 다양하고 영악해." 

 

아... 태국에서 보던건데 여기도 그런게 있었구만. 

 

심지어 세상 착한 엘라도 저 아줌마는 믿지 말라고 했었는데 다 이유가 있었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