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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친구네 정원에 살구가 잔뜩 열렸다

by 요용 🌈 2025. 8. 15.

알마가 집으로 우리 친구들을 초대했다. 

 

얼마전 친정엄마, 언니, 조카 등등 카자흐스탄 친정 식구들이 처음으로 알마를 방문해서 2주간 머물다 갔는데 다들 떠나고나니 시원섭섭하다고 했다. 그래도 얼마나 좋을까 내심 부럽부럽... 

 

엘라의 차를 타고 에리카와 셋이서 도착했더니 그새 만삭이 된 알마는 테라스에다 아뻬로 상을 잔뜩 차려놨다. 아이고 뭘 이런걸 다 준비했어. 우리랑 같이 준비하면 된다니까는...! 

수박은 내가 사간거라 내가 바로 잘랐다. 

엘라의 차로 오는동안 트렁크에서 이따금씩 쿵쿵거리면서 수박이 굴러다니는 소리가 들려와도 우리는 그냥 '수박이 조금 깨져도 괜찮을거야..' 하고 있었는데ㅋㅋ 나중에 도착해서 트렁크를 열어보니 수박은 멀쩡하고 엘라가 사온 딸기 타르트만 망가져 있었다. ㅋㅋ 육중한 수박이 가엾은 타르트위를 여러번 지나다닌듯 한 모양새를 보고 우리는 빵 터졌음. '그래도 맛은 좋을거야ㅋㅋ' '마자마자ㅋ' 

 

오늘 흐리다고 했었는데 왤케 뜨거운거지...?! 비오는것 보다는 나으니까 뭐... 

바나나 꼬치 아랫쪽에는 카자흐스탄식 생선이 꽂혀있는데 짭쪼롭하고 쫀득하다. 

 

테이블 밑으로 셋다 기어들어가 있는 모습이 웃겨서 찍어봤다. 

저 테이블을 확장해서 파라솔을 위에다 꽂을 수 있는데 방법을 몰라서 지금 애먹는 중이다ㅋㅋ 

근무중인 스테판이랑 통화를 했는데 아무도 못알아먹고ㅋㅋ 넷이서 헤매다가 결국 해결했다. 히유... 

시원한 파라솔 그늘아래 프로세코 한잔씩 마시며 그간 밀린 썰을 서로 푸느라 바빴다. 

 

"14살짜리 남자조카가 이번에 프랑스에 처음 왔는데 진짜 너무너무 좋아하더라. 카자흐스탄에 돌아간 후로 나한테 맨날 전화해서 영어로 통화하자고 졸라. 영어공부에 확실히 동기부여가 됐나봐. 근데 프랑스에서 걔가 뭘 보고 제일 놀랬는줄 알아?" 

 

과연 무엇이었을까. 나는 음식이라고는 짐작했음ㅋ 

 

"우리 부엌 찬장에 감자칩 10개 묶음 사다놓을걸 보고는 깜짝 놀래서 형한테 화상으로 전화해서 보여주더라!? 이 집은 감자칩을 이렇게나 많이 사놓고 먹는다고 말이야. 그 후로 어른들이 식전주를 마실때면 기다렸다는듯이 부엌에 달려가서 감자칩을 한봉지씩 꺼내오더라고 ㅋㅋ"  

 

귀엽다ㅋㅋ 

 

"이 집 정원에 원래 살구 나무가 있었던가??!"

 

내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더니 알마가 큰 소리로 말했다. 

 

"있긴 했는데 열매를 본 건 올해 처음이야! 무려 10년만에 처음으로 말이야! 하하하" 

 

10년만에 처음 열매를 연것치곤 양이 엄청 많다ㅋㅋ 진짜 가지마다 주렁주렁주렁주렁

 

말 나온 김에 에리카가 살구나무 밑에서 단체 사진을 찍자고 말했고 알마는 단체사진에 앞서 자기 만삭사진을 먼저 좀 찍어 달라며 살구나무 아래로 벌써 쪼르르 달려갔다. 

완벽하다! 

파란하늘 초록나무 탐스러운 열매와 행복한 임산부. 그 순간에도 엄마 뱃속에서 발차기를 하고 있는 공주님까지. 

각도 포즈 표정을 달리해서 수십장을 찍어줬더니 너무 좋아하는 알마. 스테판이 대충 찍어주는 사진들과 너무 다르단다ㅋ  

알마를 찍고 있는 엘라를 찍는 에리카를 내가 찍었다ㅋ

살구를 엄청 많이 따먹었는데 줄어든 티도 안나네 ㅋㅋ

알마는 갈때 싸가라며 살구를 많이 따주기도 했다. 진짜 너무 달고 맛있다!! 

 

오늘 점심 메뉴는 에리카가 준비할 예정이라고 한다. 알마가 장보기만 해 놨다고. 

 

"넌 아무것도 안해도 돼. 시킬거 있음 우리한테 다 시켜." 

 

"나 움직일 수 있어. 괜찮아." 

 

"이렇게 우대해 주는것도 잠깐이야. 즐길 수 있을 때 즐겨." 

 

"아 그렇군." 

 

일하려던 알마는 의자에 도로 앉았다ㅋㅋ

 

 

 

맛있는 점심준비 이야기는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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