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깻잎은 망한 줄로만 알았다.
버거씨네 정원 구석에 심었다가 민달팽이들이 흔적도 없이 다 드셔갖고... 포기를 했다가 M이 깻잎 몇 뿌리를 더 나눠 줬드랬다.
이번에는 민달팽이님들이 못드시게 하려고 화분에 심었는데 그 마저도 기어 올라가더라...
몇잎 뜯긴 후에 버거씨가 선반위로 화분을 옮겨놓았다.
솔직히 나는 정말 아무기대가 없었다.
그런데 일주일 만에 만난 깻잎들은 몰라보게 자라있었다!!!
워...
너네 같은 애들 맞니...?
줄기도 어찌나 튼실한지!!
저 중 한 뿌리는 땅에다 옮겨 심었다. 화분이라 키가 안크는가 싶어서 혼자 땅에서 원없이 키 좀 키워보라고...
아무튼! 이제 자랐으니 드디어 맛을 볼 때가 왔다.
버거씨한테 돼지고기랑 상추 한다발을 사오라고 시켰다.
깻잎을 따다가 원없이 싸먹었네. 흐엉... 너무 햄볶... ㅠ.ㅠ
마침 집에 와 있던 작은 아들도 좋아했다. 내가 하는대로 상추랑 깻잎을 포개서 고기랑 쌈장을 넣고 한 입에 쏘옥!
밥을 버거씨한테 시켰더니 물위에다 쌀을 찌는 버거씨. 쪄도 되긴 되지.. 근데 왜자꾸 두껑을 열어놓고 있냐고....
이제부터 밥은 내가 하기로 했다.
찐밥이 멋대로 굴러다니긴 하지만 그래도 엄청나게 맛있었다.
상추에 깻잎을 두장이나 깔고 먹는 호사를 누릴 날이 오다니. 민달팽이들아 메롱이다.
다른 반찬 없어도 풍성하고 맛 좋음!
며칠 후 연어 스테이크를 먹을때도 우리는 깻잎에다 싸먹었다ㅋ 이번에는 내가 가져온 김치도 곁들임.
드디어 버거씨가 쌈장과 깻잎의 맛에 중독되기 시작했다.
"이거 우리 엄마도 분명 좋아하실것 같아. 기회가 되면 꼭 맛보여 드리고 싶다."
버거씨의 말에 내가 대답했다.
"내년에 어머니댁에 가서 깻잎 심어드리면 되지!"
"아! 그럼 되겠다. 엄마 진짜 좋아하시겠다!!"
한 명 두 명 이렇게 깻잎 전도에 넘어오는중이다. (민달팽이들 포함인가)
'2024 새출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게 뭐라고 갑자기 세상 행복해 짐 (11) | 2025.09.01 |
---|---|
버거씨가 가져온 물약 (14) | 2025.08.31 |
커플간에는 서로 줄 수 있는 것을 주는거라는 (3) | 2025.08.30 |
야외 수영장... 프랑스 10대들... (10) | 2025.08.29 |
야외 수영장에서 받은 친절 (16) | 2025.08.27 |
버거씨네 정원에 미라벨이 열렸다. (18) | 2025.08.26 |
휴가에서 돌아온 버거씨 (18) | 2025.08.25 |
16살 프랑스 친구네 집에 저녁 초대를 받았다. (13) | 2025.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