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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포도밭 언덕에서 저녁 피크닉

by 요용 🌈 2025.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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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급격히 쌀쌀해졌다. 

여름이 떠나가는가봐... 흑흑...ㅠ.ㅠ

 

저녁에 입맛이 별로 없어서 그냥 수박이나 먹겠다고 했는데 버거씨가 뜬금없이 저녁 피크닉을 가자고 했다. 

날도 쌀쌀한데... 저녁에 피크닉을...? 

 

버거씨는 수박을 잘라서 통에 담았다. 오늘 저녁 메뉴는 수박인건가. 

돗자리랑 물까지 챙겨서 나온 후 버거씨의 차는 룩셈부르크 방향으로 향했다. 

중간에 잠깐 내려서 간단한 초밥도시락을 두 개 샀다. 난 안먹을랬는데 또 보니까 먹고싶어지네. 

 

버거씨의 차가 멈춘 곳은 바로 이곳- 

포도밭이 언덕에 끝없이 펼쳐진 곳. 

우리가 와인마시러 왔던 테라스가게 바로 옆이었다. (그 가게는 벌써 여름 장사를 접고 닫혀있었다.)

 

뻥 뚫린 경치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우리는 돗자리를 폈다. 

와 진짜 좋다... 

 

저 경치를 마주보고 앉으니 정말 가슴이 시원하게 뻥 뚤린다. 

집 근처에 조금만 나와도 이런 예쁜장소가 많아 얼마나 행운인지! 

 

의외로 주변에 우리처럼 저녁 피크닉을 나온 가족들이 몇몇 있었다. 

 


여름같은 기온은 아니었지만 다행히 둘 다 두툼한 외투를 입고 나와서 끄떡없었다. 

 

"저기서 저기까지 실제로 이동하려면 차로 한참을 가야 할 텐데 우리는 여기 앉아서 한눈에 다 보고 있네. 재미있지 않아? 뭔가 신이 된 기분이야." 

 

버거씨가 이 말 을 할 때 나역시 속으로 저 경치위로 날아오르고 싶다는 유치한 충동을 느끼던 참이었다. 

 

"나 사실 너한테 말 안했었는데 오늘 아침에 자전거 타러 갔다가 사고날 뻔 했다?" 

 

"엥? 어쩌다가?"

 

"바로 옆에 bmw가 가고 있었는데 내가 옆에 있는데도 깜빡이 없이 급회전을 시도해서 치일뻔했어. 정말 아슬아슬했지. 나는 너무 놀래서 그 운전자한테 소리를 치며 화냈어. 내 운동신경에 감사하라고 말이야. 내가 급하게 멈추지 못했더라면 정말 큰 사고가 났을거야. 그 운전자는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였는데 아무말 못하더라고. 회전하기전에 주변을 살피는건 기본이잖아!" 

 

아이고 큰일 날 뻔했네. 

버거씨가 신중한 성격이라 다행이다. 자전가 타는 동안에는 항상 경계하느라 이어폰도 절대 안낀다. 

 

"그 차가 나를 덮칠뻔 한 그 짧은 순간에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줄 알아? 너를 떠올렸어. 그리고 곧 네가 지금 우리집에 있다는 사실이 나한테 너무 큰 위안이 되더라. 나랑 함께 있어줘서 너무 고마워." 

 

오늘도 진심어린 사랑고백이다. 

 

저녁 피크닉 꽤 낭만적이다. 다음에 또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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