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옛 친구에게서 반가운 전화가 왔다.
방콕에서 같은 회사에 근무하다가 절친이 되었는데 지금은 제 3국에서 여전히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그녀.
요즘 직장에서 힘든일이 꽤 많은가보다. 특히 직속 상사가 그렇게나 못살게 굴고 있단다.
만일의 사태를 위해 부당했던 상황들에 대한 증거를 꼼꼼히 모으며 한시도 긴장을 놓치지 않고 사는듯한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지금 그녀는 스트레스때문에 건강상의 크고 작은 문제까지 얻었다고 한다. 그래서 더더욱 조언을 주는게 망설여졌고 그저 열심히 들어주었고 친구 편에서 그 마녀 욕을 실컷 해 주었다.
그녀가 거듭해서 내 조언을 구했을때 나는 이렇게 말했다.
"나도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어... 쉽지는 않았지만... 나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 여자한테 더 열심히 인사하고 친절하게 대해줬어.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남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이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다들 보는 앞에서 네가 반박하고 논쟁 할 때마다 어떻게하면 너한테 복수 할까 더 궁리 할 거야. 사람들은 어차피 그녀가 악당인 걸 다 알잖아. 네가 그렇게 당하고도 여전히 그 여자한테 친절한 모습을 보여주면 너는 더 빛나 보일거야. 네가 격이 다르다는 걸 보여줘. 상관없다는 듯 친절하게 행동하면 그 여자도 어느순간부터는 뻘쭘해지지않겠어? 독수리는 까마귀가 날 수 없는 곳까지 날아 오를수 있다잖아. 성가신 까마귀는 그냥 일일이 상대할 필요가 없어."
"... 그런식으로 생각해 본적이 없었던 것 같아.. 근데 네 말이 맞네...!"
친구한테 내 조언이 도움이 되었나보다.
"네가 부당한 일을 당해놓고 왜 따지지도 않고 그냥 넘어가는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
이제라도 알아주니 고맙네ㅎ
"따지는것도 상대가 말귀를 알아듣는 수준일때나 하는거지. 자기밖에 모르는 5살 꼬맹이랑 맞서 싸울 순 없잖아? 잠깐의 논쟁에서 내가 이긴다해도 생각해보면 얻는건 별로 없다? 상대는 그냥 이를 갈면서 다음번엔 제대로 응징하겠다고 다짐하겠지. 나는 화가나면 그냥 입을 다물어 버리게 되더라. 그러면서 내 가슴이 부글거리는걸 가만히 지켜보면서 심호흡으로 그걸 가라앉히려고 노력해. 하찮은 인간때문에 내 내면의 평화를 깨고 싶지 않아서. 그래 니 똥 굵다 하고 넘겨버려ㅋ"
내 친구가 어느새 내말에 진지하게 몰입했다.
내 조언이 정말로 큰 도움이 되었다고 오늘 나한테 전화하기를 정말 잘했다고 말했다.

나는 친구에게 내 멘토인 마이클 싱어의 [될 일은 된다] 책을 소개 해 주었다.
내가 가장 힘든 시기, 이 세상에 더이상 희망이 없다고 느끼던 시절 이 책 덕분에 나는 다시 살아났고 이제는 근심 걱정없이 하루하루를 가볍게 살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녀는 내 말을 듣자마자 전자책을 구매했다.
장 장 두 시간(!!)의 전화 통화를 끝낼 무렵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넌... 항상 나에게 동기부여를 주는 사람이야. 몇 달에 한 번씩 너랑 통화할 때마다 나는 솔직히 속으로는, 지금쯤이면 널 어느정도 따라잡았겠지? 라고 생각한다? 근데 막상 대화를 나눠보면 어떤 식으로건 너는 벌써 또 앞서 가 있곤 했어. 근데 이번에 너는, 내가 상상할 수 없는 그 이상으로 한참 멀리 앞에 가 있구나 친구야. 네 목소리에서 여유랑 안정이 느껴져. 네가 너무 자랑스럽다. 이번에도 나는 널 열심히 따라 잡도록 노력할거야. 오늘 정말로 너무 고마워. 가슴이 뻥하고 뚫린 기분이야. 네가 말 한대로 한 번 실천해 볼게."
남의 조언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남한테 함부러 조언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친구가 이렇게까지 말해주니 내가 오히려 감동이고 뿌듯했다.
얼마 후 그녀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될 일은 된다] 책이 너무 좋아서 친언니랑 친한 친구에게도 선물했고, 지금은 마이클 싱어의 또다른 책 [상처받지 않는 영혼]까지 사서 읽고 있다며 한 번 더 고맙다고 말했다.
언제나 쉼없이 열심히 사는 친구야.
너도 나한테는 동기부여를 주는 소중한 친구란다.
나도 네가 항상 자랑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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