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한국어 수업을 듣는 학생 중 프랑스인 젊은 청년이 있다.
우연히 친형을 따라서 한국에 여행 갔다가 너무 좋아서 어학당에서 한 학기 한국어를 공부했고 호텔에서 아르바이트까지 했다고 한다. 지금은 프랑스로 돌아왔지만 올 겨울에 한국에 돌아가서 어학당에 다시 들어갈거라고 한다. 한국어가 꽤 유창해서 100% 한국어로 수업을 하고 있다. 매일 글쓰기 숙제를 내 주는데 내가 미안할 정도로 너무 정성껏 손글씨를 꼭꼭 눌러서 써온다. 여러장씩 쓰는게 마음에(?) 걸려서 길게 쓸 필요 없다고 했던 이제는 a4용지에 빼곡하게 한 장씩 써오네.
지난 시간 나는 글쓰기 숙제로 [한국에서 만난 친절한 사람들] 이라는 주제를 내 주었다.
어김없이 정성껏 써내려간 긴 손글씨.
지하철에서 만난 한 할아버지는 이 청년에게 길을 가르쳐주느라 자기가 내려야 할 역도 아닌데 따라 내려서 길을 자세히 알려주었다고 한다.
어학당 근처 까페에 친절한 바리스타도 등장했다. 한국에서 에스프레소를 팔지 않는 까페가 많아서 불편했는데 이 집 메뉴에서 에스프레소를 보고 그렇게나 반가웠다고 한다.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더니 직원도 놀라더란다. 사람들이 잘 주문하지 않는 메뉴라고 하면서 말이다. 그 후 그 여직원은 청년이 까페에 들어올 때마다 주문을 받기도 전에 에스프레소를 준비해 주었다고 한다. 그 친절한 까페는 한국 생활에서 '한 줄기 햇빛'이었다고 표현했다.
훈훈하게 이어지던 청년의 글은 의외로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세상에 나쁜 사람은 항상 있을거예요. 하지만 여기저기 이렇게 좋은 사람을 만나서 계속 인간을 믿을 수 있어요.'
엥?
갸우뚱?
"한국에... 나쁜 사람들도 많았군요?"
내 질문에 청년이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음... 나이든 사람들은 해외에 나가 본 경험도 별로 없고, 외국인들을 많이 만나보지를 못해서 인종 차별 하는 경우가 더 많은것 같아요..."
내 말에 청년이 공감한다고 했다.
"젊은 사람도 불친절한 사람있었어요. 한국에 왔으면 한국말을 써라 하면서... 자기는 영어 안한다고... 그래서 그때부터 한국말을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으아... 이건 쉴드를 못 쳐주겠네.
"자기가 영어를 못해서 챙피했을거예요. 아! 다음에 누가 그런 말을 또 한다면 한국말로 이렇게 말해요. 얼굴을 이렇게 똑바로 쳐다보면서! "
나는 마침 이날 아침에 우연히(!) 보았던 카니의 유튜브 영상을 떠올리면서 고대로 조언(?) 주었다.
"너 학교에서 영어 안 배웠어? 놀았니? 잤어?"
내 말에 청년이 진심으로 빵 터지며 말했다.
"다음에 꼭 그렇게 말할거예요!"
음 좋아 좋아.
청년의 한국 적응 진심으로 응원한다! 이 누나가 도와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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