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가 넘나 소중한 인도 아저씨

인도 아저씨는 갑작스러운 결석이 잦기는 해도 여전히 나와의 한국어 수업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요즘에도 매번 두시간씩 연속으로 예약하고 있다. 

"김밥 아세요?"
 
한국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다말고 내가 물었더니 아저씨가 자신있게 대답했다. 
 
"안 먹어 봤는데 잘 알아요! 우영우에서 봤어요. 우영우 아세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한국인인 나에게 한국 드라마를 봤냐고 거꾸로 물어오는 외국인 학생이 점점 늘고 있다. 안타깝게도 내가 모르는 드라마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우영우 만큼은 나도 안다. 내가 안다고 말했건만 이 아저씨는 오늘도 우영우와 박은빈 배우에 대해 나에게 영어로 길게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우리한국어 수업 하기로 한 거 아닌가요... 
 
이 아저씨는 내 나이를 조심스레 물었고 내 대답을 듣고는 깜!짝! 놀랬다. 20대로 봤다면서 너스레를... 
 
"그럼 전지현, 송혜교랑 동갑이네요?" 
 
ㅋㅋㅋ 인도인한테 이런 소릴 들을 줄이야. 한국 여배우 전문가 여기 계셨군요 ㅋㅋ 
 
이분의 최애 한국 여자 연예인은 바로 아이유. 
정말 매 시간마다 나는 아이유에 대해 새로운 사실들을 배우고 있다. 이 아저씨한테서 말이다.  

"러브 윈즈 올 뮤비 봤어요? 뷔랑 찍은거요."
 
괜히 안봤다고 했다가... 뮤비 첫 시작부터 끝 장면까지 묘사를 말로 들어야 했다. 그리고 개인적인 뮤비 해석까지. 
뮤비를 꼭 찾아보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렇게까지 자세한 설명을 듣고 나니 따로 안 봐도 될 것 같다. 
 

"저도 아이유 좋아요." 라고 무심하게 말했다가 "무슨 노래가 제일 좋아요?" 라는 역질문을 받고 조금 당황했다. 나도 아이유 분명 좋아하는데... 배우로서 더 좋아했나보다... 내가 좋아하는 이상은과 서태지의 노래인 '비밀의 화원'과 '소격동'을 꼽아보았는데 역시 이 아저씨는 모르는 아이유 노래가 없네. 다 안다. 
 
아이유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열성적으로 나한테 (안그래도 나는 아이유가 훌륭하고 좋은 사람인거 잘 안다고요...) 계속해서 설명하는데 멈출 방도가 없어 그냥 다 들었다. 두 시간 가까이... 
 

 
"그거 아세요? 아이유는 지금도 자다가 깨곤 한대요. 어릴때 너무 가난해서... 자다가 귀에 바퀴벌레가 들어간 적이 있어서 그때 트라우마가 지금까지도 아이유를 괴롭히고 있대요." 
 
아, 잠깐만요.... 아저씨 눈이 빨개졌는데요...  울어요?? 이렇게 갑자기요???

"하하 내가 원래 눈물이 많아요 갑자기 잘 우니까 놀아지말아요." 
 
음... 진짜... 못말린다... ㅋㅋ
아이유님 인도에 이런 열성 아저씨 팬이 당신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고 응원하고 있답니다. 

"근데 우리 한국어 공부 언제해요?" 

간신히 현실로 아저씨를 불러오는데 성공했다.
간단한 한국어 노래를 가르쳐 달란다. 
어린이 동요 '나비야'를 가르쳐주고 같이 불렀다. 

아저씨는 두 시간 동안 '나비야' 노래 하나 배웠네.
그리고 나는 아이유에 대한 가정사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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