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랖도 부려본다.

내가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생중에 교포 2세가 몇 명 있다. 비록 국적은 외국인이지만 대화를 나누다보면 부모님의 영향인지 사고방식이 한국인과 흡사하다는 것을 느낄수 있다.  

 

미국에서 자랐지만 직장때문에 런던에 혼자 살고 있는 H양도 그 중 한 명이다.  

 

"엄마는 한국말을 잘 하지만 저한테는 가르쳐주지 않았어요. 한국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나봐요." 

 

그녀는 말은 잘 못하는데 내가 한국말로 말하면 거의 다 알아듣는다. 성격이 내성적이라 사람들앞에서 한국말 연습을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편안하게 해 주면서 한국말을 더 많이 하게끔 유도한다. 

 

지난 시간에 나는 그녀에게 글쓰기 숙제를 내 주었다. 엄마 생신을 맞아 생신을 축하하는 편지를 한글로 써 오기. 

오늘 그녀는 숙제로 써온 한글 편지를 읽었다. 

 

사랑하는 엄마. 

엄마 생일을 축하해요. 파티는 있을거예요? 저는 다 궁금해요. 엄마 딸은 런던에서 잘 지내고 있어요. 보고싶어요. 

 

정확히 기억은 다 안나지만 꽤 감동적으로 들려서 눈물이 맺힐 뻔 했다. 하지만 다음 부분에서 눈물이 쏙 들어감ㅋ

 

엄마, 너랑 같이 못 있어서 미안해요. 

너의 딸 XX이. 

 

앜ㅋㅋㅋㅋㅋ 

 

"엄마가 이 편지 받고 감동해서 울다가 나처럼 웃었겠다 ㅋㅋㅋㅋ" 

 

뒤늦게 내 설명을 듣고나서 그녀도 나랑 같이 웃었다. 나는 이 편지를 간직하고 있다가 엄마 생신이 되면 꼭 부치라고 말해주었다. 

그런데 오늘따라 그녀가 피곤해 보이네..

 

조심스레 안부를 물어보니 요즘 회사에서 일도 많고 스트레스가 많아서 잠을 잘 못자고 있다고 한다. 직장에서 힘든일이 있는 것 같은데 그녀가 말을 하다말고 삼켜버렸다. 살짝 눈물이 고이는것 같기도 하고. 

 

나는 최대한 밝게 수업을 이끌었고, 수업시간이 다 끝나고나서야 그녀에게 영어로 말했다. 

 

"수업시간이 끝났으니 하는 말인데... 나에게 딸이 있었다면 이런 말을 해 주고 싶었어..." 

 

보통 나는 이런 오지랖 잘 안부리는데 오늘은 꼭 그녀에게 말을 해 주고 싶더라고... 

 

"넌 아름답고 완벽해. 너에게 필요한 건 이미 다 갖고 있어. 그런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뒤늦게 일상의 행복을 깨달은 나라서 꼭 들려주고 싶었어. 미래에 행복해지려고 오늘 불행하기를 택할 필요가 없어. 분명 네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은 있어. 물론 나는 자세한 사정은 몰라. 어쩌면 네가 지금 참고 견디는게 더 나을지도 모르지. 근데 매일 잠을 못자면서 건강을 해칠 정도로 참고 견뎌야 할 필요가 있나 싶어. 과거에 건강을 돌보지 않고 일했던 내 모습을 되돌아보면 그때 나는 어쩌면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남들 시선을 더 많이 의식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해. 나이들어보니까 내 건강과 행복이 우선이더라." 

 

시간을 빼앗고 싶지 않아서 후다닥 빠르게 말했는데 그녀가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결국 딱 한마디 한 게 "... 감사합니다." 였다. 

 

잠시 후 그녀에게서 메세지가 왔다. 

 

[오늘 경험을 나누어 주어서 정말 고마워요. 수업도 진짜 좋았어요. 솔직히 요즘 좀 좌절해있던 상태였어요. 평소보다 더 많이요. 당신의 수업은 언제나 저를 기분좋게 해요.]

 

외모도 아직 애기같은데 혼자 부모님과 떨어져서 타국에서 직장 생활하려니 얼마나 힘들까.

쓸대없는 오지랖을 부렸나 잠깐 걱정했는데 좋게 받아줘서 다행이다. 

 

타국에 혼자 사는 설움을 누구보다 내가 잘 알그등... 

힘내라 힘!! 

 

한 명 한 명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기운을 나눠주자.

좋은 기운은 퍼낼 수록 더 많이 솟아나겠지. 

 

 

 

온라인 외국어 튜터링을 체험해 보고 싶으신 분들께 링크를 공유합니다. 다양한 외국어 수업이 가능합니다.

아래 링크로 프레플리에 접속하시면 체험 수업에서 30% 할인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수업료 7달러 이상일 때만 적용됩니다.)

https://preply.com/ko/?pref=MjIxOTczMzA=&id=1757331901.988771&ep=w1

세계의 언어를 배우면 맨투맨 레슨의 프리플리 | 온라인 비공개 언어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