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고양이

동물병원에서도 사랑받는 모웬

by 낭시댁 2017. 8. 6.

시어머니께서 모웬의 예방접종을 위해 동물병원에 가야한다고 하셔서 남편과 따라 나서게 되었다.

동물병원에 갔더니 고양이며 다양한 모습의 강아지들이 있어서 너무 재미있었다.

사실 우리 모웬의 외모는 다른 애완동물들에 비해 월등하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는데 그곳에서 인기를 직접 체감한 순간 모웬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로비에 여자직원 두명이 있었는데 다른 동물들에는 별 반응을 보이는걸 보지 못했는데 우리 시어머니가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모웬이 왔다며 너무 반가워 하는것이었다. 바쁜 업무들을 마친 직원이 한명씩 친히(?) 나와서 모웬 얼굴좀 보여달라고 했다. 완전 열성팬의 모습들-

모웬의 인기가 저정도였나...?

시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이스탄불 (브리티시 숏헤어 검정 고양이)을 데려오면 아무도 관심이 없는데 모웬을 데려올때는 항상 인기가 폭발이라고 하셨다. 

동물병원에서 수의사를 만나기 위해 앉아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모웬이 답답한지 꿈틀거렸다.

까꿍-

공기좀 쐬라고 지퍼를 아주 조금 열어줬는데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막 밀어붙인다.

꾸엑-

머리만 내밀고서 여유있는 표정

저 장면을 보고 우린 어찌나 웃었는지 모른다.

남편아 나야 모웬이야? 선택해.

나중에 수의사님께서도 모웬을 어찌나 이뻐하시던지 백신을 맞히고 나서도 모웬 뱃살을 가지고 놀리시거나 시어머니께 모웬은 과분하다는 등의 농담을 하시며 한참동안 수다가 이어졌다. 단골이라 엄청 친하시다. 뭐 나중에는 한국음식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가 옮겨가기도 했다.

 

 

우리 남편이 시댁에 방문할때마다 하나씩 태국에서 사온 고양이들이 벌써 저 만큼이다.

모두 손을 흔드는데 어떤애들은 몸통채 씰룩거리기도 한다. 이번에는 태양열로 충전되는 고양이로 장만했다.

우리 시어머니께서 이걸 보여주시며 이게 뭔지 맞춰보라고 하셨다.

"이집에 검은머리는 저뿐인데 혹시 검은것들은 제 머리카락인가요? ㅎㅎㅎ"

"호호 아니다. 사실 이건 고양이들의 수염들이란다"

"말을 안들으면 이르케 하나씩 뽑고 계신가요?ㅎ"

"아니아니 난 절대 뽑지 않아. 저절로 빠진 수염들을 내가 주워서 버리질 못하고 고이 간직하고 있는거란다. 작년 우리 뒤뜰에 뭍어준 카넬것도 있지. 카넬이 보고싶으면 이걸 열어보곤 한단다. 그런데 모웬은 저 꼬불 수염이 빠진걸 본적이 없어..."

모웬의 수염을 다시 보니.. 꼬불꼬불.. 숱도 얼마 없다.. 색깔도 타일색이랑 같아서 찾기도 어렵겠다.

그나저나 애묘심(?)이 참으로 대단하시다.

내가 시댁에 갈때마다 녀석들의 여권이며 족보 그리고 다양한 증명서등을 보여주시는데 보여주실때마다 사랑이 막 흘러 넘치시는 표정이다. 가끔 우리 자서방이랑 녀석들중에 누구를 더 사랑하시는지 물어보면 "얘야 그런 어려운 질문은 하지 말아다오~" 하신다. ㅎ

 

츤데레 이스탄불

내가 자꾸 암스테르담이라고 불러서 가끔 시어머니께서도 암스테르담~ 하신다 ㅎㅎ

 

이스탄불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는 모웬이 더 이쁘다. 표정이 어찌나 다양한지. 애교는 또 어떻구..

우리 자서방은 시댁에 올때마다 이녀석들을 만날 기대에 항상 부풀어있다.

한번은 우리 회사 동료가 페르시안 실버종의 미묘 사진을 몇장 보내주면서 주인에게 사정이 생겨 혹시 입양을 원하면 알려달라고 한 적이 있었다. 입양에 따르는 막대한 책임감을 알기에 나는 아직 준비된 상태가 솔직히 아니지만 자서방이 좋아할 것 같아서 사진을 일단 보내주었다. 자서방은 며칠간 심각하게 고민하고 시어머니와 여러번의 전화통화를 했다. 여러가지 이유로 입양을 거절하기로 결정한 순간 매우 실망한 자서방은 슬픈눈으로 나에게 말했다.

"그래도 혹시 다른 사진 더 있으면 좀 보내달라고 하면안돼? 우웅.. 나 오늘 이 사진들 계속 보고 또 보고 있거든. 우웅.. 너무 이쁘다.. 우웅 내가 매일 털 빗겨주고 싶다 우웅.. 사진 계속 봐야지.."

우웅은 입을 내밀고 신음하는 소리다.

"남편아 내 머리나 매일 빗겨다오"

"노땡스"

 

우리 시어머니도 항상 한마리를 더 입양하고 싶어하시는 상태라 종종 나에게 고양이 사진들을 보여주시며 한마리를 고르라고 하신다. 고르면 자꾸 분양하시는 분한테 바로 연락하실것 같아서 "다 예뻐요~" 라고 대답하곤 한다. 시아버지의 반대로 한마리 더 입양을 못하시니 자꾸 우리를 위해 대신 입양해 주고싶다고 하시는것이다.

아직은 자신이 없어요~ 남편아 내가 자신있게 준비 되었다고 생각되면 그때 입양하자~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