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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DéFLE-Lorraine 다국적 친구들

40대 주부의 즐거운 프랑스 캠퍼스 생활

by 낭시댁 2022. 10. 15.

이제 곳곳에 노랗고 붉게 물든 나무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가을은 그리 반갑지 않지만 캠퍼스에서 감상하는 노랗게 물든 나뭇잎들은 참 아름답다.

사진이 너무 아름다워서 나무아래 앉아계신 저분께도 사진을 보내드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로렌대학교 어학당 두번째학기 3주차 수업에 접어들었다.

금주의 수업 토픽은 [프랑스내 구직활동]이다.

며칠전 선생님께서 동영상 이력서를 찍어오라는 과제를 내 주셨는데 반친구들은 엄청난 부담감을 느낀다고 했지만 나는 까이꺼 대-충 찍어서 그날 바로 선생님 이메일로 전송해드렸다.

그리고 오늘 수업 시간에는 반친구들이 만들어온 영상을 하나하나 감상하며 다함께 평가(?)를 내리는 시간을 가졌다.


반 친구들은 다들 옷도 신경써서 갖춰입고 경직된 표정으로 매주 진지하게, 혹은 모노톤으로 영상을 찍어왔지만 내 비디오는 남달랐다.🙄

함께 출연하기는 하지만 촬영에는 무관심한 무스카델


선생님과 친구들이 다들 웃으며 좋아했다. 일단 영상내의 내 목소리도 유난히 경쾌함.

마지막에는 경쾌한 목소리로 Merci!를 외치며 무스카델의 얼굴로 줌인하는걸로 마무리ㅎㅎ

"일단 진지해 보이지 않아서 죄송합니다." 라고 말했더니 선생님은 아니라고 어차피 실제로 구직할때 쓰라고 내준 과제도 아닌데다 가장 중요한건 작성한 내용과 그걸 자신있게 발표하는 모습인데 내가 여유로운(ㅋㅋ)모습이라 보기좋다고 하셨다. 결국 선생님께서는 이 짧은 영상을 세번이나 재생하셨다ㅎㅎ

내 옆에 있던 20살 모로코 여인은 영상내 메이컵과 조명이 별로인것 같다며 내내 걱정했는데, 결국 그녀의 영상을 틀었을땐 괴상한 목소리로 꽥꽥 울어대는 정체불명의 새소리 때문에 그녀의 목소리가 안들려서 다들 빵터졌다. 그녀는 자기 얼굴만 신경쓰느라 당시 새소리는 안들렸다고 한다🤣🤣🤣


수업이 끝나고 나서, 나는 카자흐스탄 친구와 함께 오늘 캠퍼스에서 처음 발견한 새로운 푸드트럭을 이용해 보았다.

미리 음식을 주문하던 인도네시아인 학생이 우리더러 여기 비건버거가 맛있다며 적극 추천을 했지만 고기없는 햄버거를 상상할 수 없는 나는 그냥 버섯갈레트(크레페)를 주문했다.

내 친구는 메뉴를 들여다보며 한참을 고민했다. 그녀는 메뉴에 있는 음식들에 대해 이것저것 질문을 하더니 여전히 선택을 못한 채 작은키로 트럭안에서 조리하는 모습을 보려고 까치발로 애를 썼는데 두 사장님께서 그 모습을 보고는 함박웃음을 지으셨다.

한-참을 고민하던 그녀는 결국 나처럼 버섯+치즈 갈레트를 주문했다.

"난또 대단한거 주문하는 줄 알고 기대했다야ㅋㅋㅋ"

내 말을 들으신 남자 사장님께서는 그녀의 갈레트를 만드시며 큰소리로 웃으며 말씀하셨다.

"내일도 여기 오실건가요? 그럼 메뉴를 사진찍어가서 오늘 저녁부터 뭘 먹을지를 미리 고민해보는게 어때요? 🤣🤣🤣"

네 사람모두 빵터져서 웃었는데, 그 와중에 내 친구는 정말로 좋은 생각이라며 메뉴 사진을 찍어갔다ㅎㅎ

우리는 해가 잘드는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갈레트를 먹었다. 버섯,야채,치즈가 조화로웠다.

우리는 갈레트를 맛있게 먹으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며 웃었다. 프랑스와 프랑스인들에게서 겪은 문화충격들이 어쩜 나와 이리도 비슷한지ㅎㅎㅎ

"마트 빵집에서 바게트살때 포장지에 안담고 그냥 계산대위에 올려놓는 사람들 본적 있어?"

"봤지. 심지어 캐셔는 돈 만지던 손으로 바게트 그냥 집어주잖아ㅎㅎㅎ"

"맞아맞아!!! 내가 충격받았다고 하니까 내 남편은 그게 뭐 대수냐는 듯 말하더라." "우리 남편도 그랬어!"


이렇게 나는 40대의 캠퍼스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숙제도 잘하고ㅋ 친구도 열심히 사귀고 캠퍼스 음식도 즐기면서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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