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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DéFLE-Lorraine 다국적 친구들

마지막 야외 수업 Parc de la Cure d'Air

by 낭시댁 2023. 6. 3.

마지막 수업시간에 우리반은 야외로 나갔다. 
 
첫번째 학기때도 가봤던, 학교 근처 공원으로 가게 된 것이다. 

비록 나는 이미 가봤던 장소지만 그래도 새로운 친구들을 안내하며 기분 좋게 앞장서서 걸었다. 나를 따르라ㅋ 

공원에 가기전에 들른 평화로운 공동묘지. 

들꽃이 만발한 공동묘지를 걷는 동안 선생님은 이름모를 풀들을 자꾸 꺾으셨다. 

"선생님의 오늘 저녁 메뉴인가요?" 
 
내 말에 선생님이 크게 웃으시며 대답하셨다. 
 
"아마도요! 이거랑 이거는 샐러드에 넣어먹고요, 이거는 물에 끓여서 디톡스 쥬스를 만들수도 있어요." 
 
나중에 저 멘트를 중국인 친구가 고대로 흉내를 냈는데 웃겨 죽는줄 알았다ㅋㅋㅋ 

아... 바로 그 지옥의 계단이 나타났다. 내 맘대로 이름 붙인 108계단. (110개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다들 망연자실할때 거침없이 올라가는 베네수엘라 소년과 일본인 소녀. 
 
그러다 각자 좋아하는 꽃에 꽂혀서 나더러 사진을 찍어달란다. 그러고 보니 너희들 꽃이랑 옷 맞춰입고 온거니?ㅋㅋㅋ

어쩜 저렇게 꽃과 어울리는 의상을 맞춰입고 왔는지!!

힘들게 올라왔더니 평화로운 공원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점점 더 몰려오는 먹구름
먹구름을 부르는 무서운 아저씨...


예전에는 요양원으로 사용되던 이 건물은 현재 사립대학교가 되었다. 재작년 나와 함께 이곳에 올랐던 페루인 친구는 지금 이곳에서 석사과정으로 조형예술을 배우고 있다.  

탁트인 전경에 넋을 놓고 있을때 소나기가 갑자기 퍼부었다. 
 
꼼짝없이 나무 아래 갖혀버렸다. 한 20분 정도 옹기종이 나무아래에서 수다를 떨었는데 나름 재미있었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나무 열매를 하나 따서 껍질을 벗기고 있었더니 선생님께서는 내가 그걸 먹으려고 그러는 줄 알고 말리셨다. 먹을 생각 없었는데... 
 
"잠깐만요. 그렇게 아무거나 먹으면 큰일나요. 앱으로 한번 검색해 볼게요."
 
잠시 후 선생님께서 먹어도 된다는 사인을 주셨고, 일본인 소녀는 수다를 떠는 와중에 손톱만한 열매를 세개나 까서 나에게 주었다ㅋㅋ (성의를 봐서 먹었는데, 그냥 아무맛 안남)
 

굵은 소나기가 보슬비로 바뀌었을때 우리는 다시 탐방을 이어갔다. 

방목중인 동물들이 있었는데 뿔이 동그랗게 말린 흰털 동물이 양인지 염소인지를 두고 또한번 공방전이 있었는데, 양이라고 한다. 내눈에는 염소같은뎅... 울음소리도 염소같고...  

공원에는 놀이터가 있었는데, 예전에는 사방 시소도 있었나보다. 

어린이들이 너무 아찔한 높이까지 올라가는것 같아서 헛웃음이 났다. 안전한거 정말 맞냐며...ㅋ

공원에는 미라벨, 체리, 사과, 배등의 과일나무들도 있는데 열매가 열리면 주민들이 자유롭게 따먹을수 있다고 한다.
 
"대신 바구니를 가져와서 다 따가면 안돼요." 
 
근데 왜 저를 쳐다보십니까... 

비가 그친 후라 공기가 너무 상쾌했다.

수업이 모두 끝난 아쉬움에 우리는 시내 맥주집에서 뒷풀이를 했다. 이야기 주제는 오늘도 다양하고 대화가 끊이질 않았다. 

 

"우리 수업끝나도 종종 이렇게 만나자!" 

 

"그, !" 

 

 
 
수업은 모두 끝났지만 등교는 아직 하루가 더 남았다. 
학교측 주체로 포트럭파티가 예정된 것이다. 얼마나 또 새롭고 신기한 음식들이 나올것인가!!
 
나는 이번에도 김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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