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가면 버거씨한테 꼭 사다주고 싶었던 소소한 선물 목록이 몇 개 있었다. 비싼 것들은 아니지만 분명 버거씨가 좋아할 것 같았던 맞춤형 선물들. 포장도 없이 대충 건네줬는데 생각보다 버거씨가 더 좋아해 주어서 너무 기분이 좋다.
1. 적과 가위
버거씨 정원 구석에 있는 사과나무를 위한 것이다. 작년 봄에 조랑조랑 열려있던 사과열매들을 보고 한숨이 나서 병들 조짐이 보이거나 작은 사과들을 왕창 제거하고 한자리에 한 두개씩만 남겨놨더니 작년에 사과들이 유난히 크게 열렸다며 버거씨가 너무 좋아했다. 적과를 해 줘야 된다는건 들어본 적이 없었다며 나를 치켜세워 주었다. 올해는 내가 적과하는걸 직접 보여주기로 했다. 그래서 가져온 적과 가위. 시골 과수원집 딸로 컸으면 이건 기본이지. 올해도 내가 사과 풍년을 보여주갔어!

2. 단팥캔
이번에 한국갈 때 버터랑 마트표 식빵을 사갔었는데 단팥을 사다가 앙버터를 만들어서 식구들이랑 먹었다고 자랑했더니 버거씨가 너무 먹고 싶다고 했다.

"나 단팥 좋아하는데~~~"
아 그랬나?ㅋ 알았어, 내가 단팥 캔 몇 개 사다줘야겠네.
쿠팡에서 작은 캔으로 포장된 단팥을 발견했다. 작은 사이즈라 딱이군. 수화물 무게때문에 4개밖에 못사온게 너무 아쉽다.

버거씨랑 아침 식사 때 브리오슈에 휘핑버터랑 같이 발라 먹어봤는데 버거씨도 너무 맛있다고 좋아했다.
"나 이거 플레인 요거트에 섞어 먹어도 돼?"
내 허락을 왜 맡니ㅋ 당신 먹고 싶은대로 하세요~
3. 바프 아몬드

이건 예전에 M이 한국갔다가 몇 개 선물로 줘서 버거씨랑 같이 먹어본 적이 있다. 허니 버터맛 아몬드를 처음 먹어본 버거씨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렇게 말했었다.
"음.. 좀 요상해. 맛이 짜고... 달아.."
단짠의 맛이 생소한 이 프랑스인은 캬라멜 솔티드 아몬드까지 마저 먹어 본 후에 이렇게 말했다.
"나중에 한국가면 나 이거 좀 사다 줄 수 있어? 자꾸 먹게 되네ㅎㅎ"
그래서 한 통 사왔다 (한 종류당 4봉지씩). 상자채로 줬으면 훨씬 더 좋았을 텐데 캐리어 부피때문에 내용물만 봉지에 담아서 건네줘야 했다. 선물 느낌은 안났지만 매우 좋아했다. 외출할 때 한봉지씩 챙겨 다니는 중이다.
이 아저씨가 단짠의 매력에 빠질 줄은 또 몰랐네...
4. 하루견과
견과류를 워낙 좋아하는 버거씨. 프랑스가 한국보다 견과류 가격은 더 싼 듯 하지만 이렇게 하루치 견과류가 낱개로 포장된 형태를 좋아할 것 같아서 준비해 보았는데 역시나 굉장히 좋아했다. 출근할 때 간편하게 하나씩 챙겨간다.
5. 아이봉

하루에도 몇번씩 식염수를 눈에 뿌리는 버거씨. 특히 봄에는 눈이 더 건조하고 이물감이 심해진다고 한다.
한때 역시 안구 건조증으로 고생하다가 이 제품을 써보고 신세계를 맛보았던 나는 버거씨에게도 이 신세계를 경험시켜주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처음 이 제품을 받아든 버거씨는 그냥 반신반의한 표정이었는데 다음날 써보고는 바로 전화가 왔다.
"나 이걸로 새 인생을 찾았어! 넌 모를거야, 아침마다 눈 때문에 내 삶의 질이 얼마나 안좋았는지. 아... 넌 내 영웅이야!"
일본 제품인게 마음에 좀 걸리긴 하지만 이 제품의 효과를 톡톡히 봤던 나는 약국에서 아빠랑 언니꺼도 한개씩 더 샀다. 언니랑 아빠도 버거씨만큼 효과를 봤으면 좋겠다.
나는 이 제품을 다 사용한 후에 컵만 보관했다가 물로 눈을 매일 세척해 주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 세척을 하면서 안구 운동을 하는데 하루를 정말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게 해 준다.
혹시 눈이 건조하거나 침침하신 분들, 한번 시도해 보시기를 조심스레 추천합니다. 가까운 약국으로 문의하셔요~~
6. 홍삼스틱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로얄제리나 인삼 앰플을 즐겨 복용하는 버거씨에게 국산 홍삼진액을 선물해 보았다. 정관장은 너무 비싼데 이건 왤케 저렴한거지. 반신반의했지만 제품 성분은 별 차이가 없는 듯 했다. 번듯한 포장없이 벌크로 왔는데 어차피 포장 박스가 왔었어도 캐리어 부피때문에 내용물만 가져와야 했을테니 차라리 가격 거품 뺄 수 있는 이게 더 낫다.
버거씨 아침마다 이걸 하나씩 짜먹는데 개인적으로 맛도 자기 스타일이란다. (아들들은 하나씩 먹어보더니 맛이 없다고 했단다;)
7. 킨들 이북 리더기
아이봉만큼이나 버거씨가 좋아했던 선물! 새거는 아니고 내가 사용하던건데 요즘은 리디 정기구독을 하느라 이북 리더기를 쓸일이 별로 없어져서 버거씨한테 갖다줬다(킨들이랑 호환이
안됨). 안그래도 하나 사려고 했다며 너무 좋아하네. 그 모습을 보니 내가 더 기분이 좋다.

그 외에도 젓가락 7세트랑 깻잎 씨앗도 사다줬다. 버거씨 선물이라기 보단 내가 더 필요해서 갖다 준거지만.
비싼 선물들은 아니지만 버거씨가 딱 좋아할 것 같은 물건들이었는데 생각보다 더 좋아해주어서 너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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