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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세상에는 좋은 곳이 참 많구나.

by 요용 🌈 2025.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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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새 장난감이 생긴 버거 어린이
 
Allensbach에서 자전거를 픽업한 후 우리는 점심식사를 하기위해 콘스탄츠 시내로 이동했다. 
 
"콘스탄츠 시내에서 우리 맛있는거 먹자!" 
 
자전거때문에 기분이 좋아진 버거씨가 말했다. 맛있는게 뭐가 있을까... 
나는 바로 네이버를 검색해보았다. 
 
콘스탄츠는 스위스옆에 붙어 있어서 스위스에 사는 교민들이 쇼핑이나 외식을 하러 종종 넘어온다고 한다. 예전에 싱가폴살 때 주말에 택시타고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에 넘어가던 기억이 떠오른다.
 
버거씨도 말한바 있다. 스위스랑 붙어있어서 스위스에 비하면 물가가 싸지만 독일 다른 도시에 비하면 물가가 더 비싼 편이라고도 했음.
 
네이버에서 후기가 좋은 콘스탄츠 레스토랑을 발견했다. 구글 평점도 좋네. 여기로 가자!
 
Constanzer Wirtshaus 라는 이름의 이곳. 

탁트인 강변 테라스를 보자마자 우리는 동시에 와우~ 하고 작은 탄성을 질렀다. 
 

우리도 무조건 강가에 앉아야지. 나무 그늘도 있고 강물소리를 가까이 들을 수 있는 자리, 요기 있네~ 


아직 아무것도 안먹었는데 버거씨는 나더러 이렇게 좋은 레스토랑을 찾아냈다며 고맙다고 잘했다고 계속 칭찬했다. 

잠시 후 거구의 웨이터가 숨을 몰아쉬며 우리가 주문한 맥주를 두 잔 갖다주었다.  

엥? 작은 사이즈로 시켰는데? 
 
내 말에 그 웨이터가 이게 작은 사이즈 맞단다. 프랑스에서는 맥주 작은걸로 시키면 300cc로 나오는데 독일에서는 그 정도 크기는 맥주잔 취급하지 않나보다. 
 
근데 이 맥주 진짜 맛있네? 달콤한 꿀향에 상큼한 과일향, 완전 내 스탈이다. 완전 좋아~~~ 
 
잠시 후 우리가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살벌하게도 칼이 저렇게 꽂혀서 나왔다.

 
나는 독일에 왔으니 슈바인학센을 먹겠다고 했고 버거씨는 치즈 슈페츨레를 골랐다. 평소처럼 우리는 반반씩 나눠먹었다. 
 

오빠 여기 진짜 좋다 그치.. 
완전 상쾌하고 행복하다. 

보트.gif

바로 옆으로 커다란 유람선이 지나갔는데 그 안에서 아주머니 한 분이 우리쪽으로 손을 흔들고 있는 게 보였다. 내가 팔을 머리위로 크게 휘저으면서 응답했더니 배 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화답하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레스토랑 옆테이블 사람들도 그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도미도인가ㅋ 흐뭇하군ㅋ
낯선 사람들과 여행지에서 이렇게 인사를 주고 받는 소소함 즐거움! 이런 작은 웃음들이 모여서 행복한 하루가 되는거 아니겠어?

 
버거씨가 정성껏 해체한 슈바인학센. 고기가 부드럽고 맛났다. 같이 나온 그레비소스에 푸욱 적셔 먹어야 맛있다. 
그리고 치즈 슈페츨레! 기대이상으로 맛났다. 면에 베인 계란의 고소함과 진한 치즈의 향이 정말 좋았다. 
 
맛있게 먹던 버거씨가 말했다. 
 
"맛있다. 독일의 맛이야." 
 
칭찬인줄알았는데 이어지는 멘트. 
 
"건강보다 맛에 치중한 음식ㅋㅋㅋ" 
 
앜ㅋㅋ
하긴 프랑스였음 이런 요리에 야채는 당연한듯이 곁들여졌을텐데 말이지. 
슈바인학센에 딸려나온 동그랗고 하얀 공... 첨엔 으깬 감자인줄 알고 포크를 냅다찔렀는데 포크가 안들어가네? 조금 잘라서 맛보니 그냥 밀가루를 뭉쳐서 튀긴듯 한... 우리 둘다 저건 안먹고 남겼다. 나머지는 진짜 알뜰하게 다 퍼먹었음. 맥주 500cc까지 다 마시고 배가 터질것 같았다. 

페들보드.gif

 
여기 정말 좋다...
 
강바람을 맞으며 이 여유를 만끽하고 있을때 버거씨가 문득 말했다. 

"우리 엄마도 같이 오셨음 진짜 좋았을텐데…" 
 
"음? 아빠 생각은 안나고 엄마 생각만 나는거야?"  
 
"우리 아빠는 어차피 나보다 더 잘 즐기며 살고 계시는 걸. 우리 엄마는 건강이 점점 안좋아지셔서 요즘 어딜 잘 못다니셔. 나중에 엄마 모시고 우리 다시 올 수 있으면 너무 좋겠다." 
 
"그래 그러자. 연세 더 드시기전에 후회없도록. 나도 우리 엄마 아빠 생각하니 좀 그러네. 프랑스에 언제 초대할 수 있으려나." 

"내가 약속할게. 우리 꼭 너희 가족들도 초대하자. 우리가 같이..." 
 
공교롭게도 이날이 프랑스 아버지날이었다. 
그래서였나. 
너무 좋은곳이라고 신나게 먹고 즐기다말고 뜬금없이 부모님 생각이 떠올랐네. 

세상에 이렇게 좋은곳도 많고 맛있는것도 많은데
우리 엄마 아빠는 아직도 외식하면 동네 추어탕 집만 가신다.  
맛있는거 좀 먹자고 하면 돼지고기 앞다리살을 사다가 김치찌개를 끓여주셨더랬지. 근데 또 맨날 먹어도 맛있기는 맛있음. ㅡㅡ;
 
언능 집다운 집을 장만해서 프랑스 한 번 편하게 구경오시도록 해야하는데 야속하게 연세만 자꾸 드신다.
 
독일까지 와서 나 친정 부모님 생각만 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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