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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매일 즐겁게 사는 것. 그 뿐이다.

by 요용 🌈 2025.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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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졸레에 2박 3일 다녀온 게 불과 일주일 전인데 우리는 또다른 로드트립을 떠나게 되었다. 
 
이번에는 독일이다. 
 
버거씨는 얼마 전 본인이 쓰던 낡은 전기 자전거를 팔았고 그 후 새 전기 자전거를 갖고 싶어했다. 새걸로 사면 4천유로가 넘는다며 적당한 가격의 중고를 몇 달간 알아봤는데 프랑스안에서는 원하는 모델을 내놓는 사람이 없었단다. 결국 주변국가로 확대해서 알아보다가 드디어 꼭 원하는 자전거를 판매하는 독일인을 발견하게 되었단다. 
 
"자전거 거래도 할 겸 겸사겸사 주말 여행으로 너랑 함께 다녀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너만 괜찮다면 내가 월요일 하루 휴가를 내서 2박 3일다녀오고싶어. 근처 콘스탄츠도 둘러보고." 
 
나는 단번에 좋다고 했고 버거씨는 일사천리로 에어비앤비 예약을 하고 여행일정까지 빈틈없이 계획했다.  
 
토요일 오후에 낭시에 온 버거씨는 우리 가게에서 점심을 먹고나서 4시에 내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독일로 함께 출발했다. 
 
야호 신난다! 
2주 연속 로드트립이네.
내 인생에 이렇게 다채로운 시절이 있었던가.
그건 버거씨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스트라스부르를 지나 독일로 진입한 우리는 음악을 들으며 아우토반을 신나게 달리고 있었다.
갑자기 맞은편 차선에 헬리콥터가 내려앉은 모습이 보였다.
나 코앞에서 헬리콥터 처음 봐... 
신기해서 입을 헤벌쭉 벌렸던 나와 다르게 버거씨는 짧은 비명을 내질렀다. 
 
"사고났나봐! 아....큰 사고인가본데..." 
 
아 그런거였구나. 
 
헬리콥터 앞으로 경찰 차량들과 함께 엄청난 숫자의 엠뷸런스들이 줄 지어 서 있었고 그 뒤로는 끝없는 차량의 행렬들이 옴짝달싹 못한채 고속도로에 갇혀있는 모습이었다. 
조금전까지 마냥 신나던 버거씨는 살짝 충격을 받은 듯 감정이입을 하고 있었다. 
 
"진짜 너무 비극이다... 주말이라 우리처럼 기분좋게 가족이나 연인과 길을 떠났을텐데 이런 비극이 닥칠줄은 예상 못했을거 아니야. 헬기까지 왔다는건 정말 심각한 부상자가 있다는 뜻인데 큰 부상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냥 남의 일만은 아닌거 같아서 마음이 안좋아."  
 
의외로 독일 아우토반에서는 사고율이 낮다고 한다. 그래서 더 낯선 광경이었던가보다. 
 
나는 운전하는 버거씨 머리를 만지면서 말했다. 
 
"이런일은 예고없이 누구한테나 일어난다는 사실을 우리도 명심하자. 언제 떠난대도 후회없도록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가는 것 그 뿐인것 같아." 
 
내 말에 버거씨도 고개를 끄덕였다. 
 
딱 지금처럼. 
이렇게만 지내면 되는거야. 
 
당장에 마지막 순간이 온대도 후회가 없을것 같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니 다시 기분이 편안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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