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백수가 된 나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100% 전념하기에 앞서 잠깐의 휴식을 주기로 마음을 먹은 상태이다.
아무래도 풀타임으로 한국어 튜터일을 시작하면 다른 일은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아서... 그 동안 블로그도 최대한 써 놓고 맛있는것도 해 먹고 버거씨랑 주말에 길게 데이트도 해 볼 참이다.
일상에서 게을러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중이다.
아파트 1층에 헬스장이 있는데 에리카가 거기에 1년 회원권을 끊어놓고 다닌다고 했지.
금요일, 토요일에는 친구 한 명을 데려갈 수 있다며 언제든지 같이 가자고 했던 그녀의 말이 생각나서 연락했다.
"너 오늘 헬스장 갈거야? 나 오늘 따라가보고 싶어서. 한번 해 보고 괜찮으면 나도 일년회원권 끊을거야."
"오 쿨~! 너 편한 시간으로 정해. 끝나고 우리 맥주 마시러 가자!"
아차차차
에리카가 술을 좋아하는걸 내가 깜빡했네! 매일 이러면 곤란한데...
"오늘은 첫날이니까 예외로 맥주 오케이. 근데 운동 끝나고 샤워하고 나가긴 좀 그러니까 먼저 만나서 쇼핑도 하고 테라스에서 맥주도 한잔하고나서 헬스장 가자."
마침 요즘 여름세일 기간이라 에리카랑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옷가게 몇군데를 돌았다.
50% 세일하는 드레스를 두 벌이나 득템했다.
노출이 좀 있어서 괜찮으려나 했더니 에리카가 그래서 더 예쁘단다ㅋ
한국에선 절대 못입고 다닐 스타일...
그래 더 나이먹기 전에 예쁜거 과감한거 다 입어봐야지. 나중에 나잇살 늘면 입고 싶어도 못입을테니까.
계산대 줄이 길어서 한참을 서 있었는데 섹시하고 가녀린 드레스를 들고 딸 대신 계산대에 서 있는 배나온 아저씨들이 곳곳에 보였다. 우리 바로 앞에도 한 분 서 계셨음.
자상도 하시지.

쇼핑을 하고 나서 광장 테라스에서 맥주를 한 잔씩 마셨다. 날씨가 꾸물거려도 기분은 상쾌.

한 잔 더 마시려는 에리카를 말린 끝에 드디어 헬스장에 갔다.
3킬로 러닝머신을 하고나서 에리카를 따라서 몇가지 근력운동을 따라했다.
개인 룸에 들어가서 20분 정도 요가도 한 후에 마지막으로 자전거를 탔다.

집 아랫층이라 회원권을 안끊을 이유가 없네.
시간 날때마다 틈틈히 내려오면 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올 수 있을것만 같다. 특히 재택근무를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최소한의 운동은 억지로라도 해야하니까.
나오다가 직원에게 물어보니 요즘 방학 프로모션으로 첫 두달이 무료고 일년 회원으로 끊으면 총 350유로라고 했다. 근데 내가 불쌍한 표정으로 실업자라고 깎아달라고 말했더니ㅋㅋ 279유로까지 깎아준단다.(헬스장도 네고가 되는 줄 몰랐네). 일단 다음번에 결제하겠다고 말하고 나왔다.
백수의 한가로운 일상.
잠시만 즐기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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