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 버거씨는 저녁때 룩셈부르크 와이너리에 있는 테라스에 가보자고 했다.
Domaine Goldbierg - Benoît & Claude
이 가게의 이름이다.
룩셈부르크쪽으로 여행하신다면 적극 추천합니다! (아쉽게도 대중교통은 없을것 같아요...)
여름에만 운영한다는 이곳.
작년에 처음 왔을때 가슴이 뻥 뚫리는 환상적인 파노라마 경치에 감탄했던 곳인데 벌써 한 해가 지났구나.
오늘도 부디 맨 앞줄 테이블에 앉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신기하게도 마침 한 팀이 딱 일어나는게 아닌가!?
이제 내 인생은 이렇듯 마음 먹는대로 술술 풀리는건가싶어 사소한데 혼자 소름돋으며 감동했다ㅋ
테이블 번호를 확인한 버거씨가 와인과 음식을 주문하러 갔다.
혼자 앉아 잠시 말없이 감상하는 이 멋진 장관.
하아...
괜히 기분좋은 심호흡을 깊게 해보기도 했다.
이곳의 기운을 내가 다 빨아마셔야지~
버거씨가 가져온 화이트 와인으로 건배.
와인잔 부딪히는 소리가 오늘따라 한없이 맑구나.
플람키슈 제대로 썰어볼까.
이순간 내가 부러운 사람은 이 세상에 나 뿐이다ㅋ
벅찬 표정으로 경치 저 너머를 응시하고 있던 나에게 버거씨가 입을 열었다.
"이런 경치를 대할때면 나는 이 세상에 한낱 먼지처럼 작은 존재라는걸 깨닫게 돼. 우리 인생은 너무나 짧고 돈이나 미래보다 현재의 작은 행복이 제일 중요하다는 걸 되새기게 돼."
오올~ 므찐데?
"비슷한 의미로 아무리 힘든 시련을 겪고 있더라도 먼훗날 다시 돌아보면 생각보다 그건 큰 일이 아니었다는걸 깨닫곤 하잖아. 나 20대때 필리핀에서 친구한테 배신당하고 사업 실패 했을 때 더는 살아가기 힘들어서 다 포기하고만 싶었는데 나중에 돼서야 그때를 되돌아보니 그 경험 덕분에 내가 단단해져있더라. 나한테 소중한 경험과 배움이었어. 지금 겪고 있는 이혼 과정 역시 홋날 돌이켜보면 더 나은 내가 되기위해 거처야 했던 과정 중의 하나 정도로 남겠지."
결코 쉽지 않았지만 생각해 보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였다.
잘 헤쳐온 과거를 떠올려보니 내 삶이 자랑스럽다.
오늘 이 멋진 풍경은 마치 그동안 고생했다고 주시는 우주의 선물 같다.
저 제법 잘 해냈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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