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씨네 어머니의 생신이 다시 돌아왔다. 벌써 일년이 지났다니!
버거씨는 어머니댁으로 가는 대신 어머니를 집으로 초대했고 어머니께서 매우 기뻐하셨다고 한다. 나는 생신 선물로 적당한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초콜렛을 샀다.

너무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금액으로... 30유로 정도면 되지 않으려나 하고 가격대를 혼자 결정함.
선물을 드렸더니 어머니 뿐만 아니라 버거씨도 굉장히 고마워했다. 내가 선물을 준비할 지 몰랐다는 반응이랄까. 어머니께서는 내가 지난 크리스마스때 선물로 드린 귀고리를 하고 오셨다. 귀고리 예쁘다고 칭찬해드렸더니 다들 웃음ㅋ
생신 메뉴는 한국식 바베큐였다. 덕분에 내가 일이 좀 많았음.

배추를 못구해서 양배추랑 순무로 담은 김치와 숙주무침이 오늘의 반찬이다.
그 반찬과 안어울리게 샴페인을 먼저 마셨다.

돼지... 방목 돼지라 비싼거랬는데 이름 까먹음. 그리고 닭고기도 있다.

깻잎 자라는 속도가 무시무시했다. 덕분에 깻잎도 50장 이상 따다가 상추랑 같이 싸먹었다.
버거씨 아들들도 어머니도 깻잎을 엄청 좋아했다.
"버거씨가 어머니께서도 이걸 좋아하실거라고 했는데 역시 버거씨 말이 맞았네요. 씨앗 받아다가 내년에 어머니댁 테라스에 심어드릴거라고 버거씨가 말했어요."
내 말에 고기를 굽던 버거씨가 머쓱한듯 헛기침을 했고 어머니께서는 사랑이 가득한 표정으로 츤데레 아들을 바라보며 좋아하셨다.
다만 적당한 크기로 쌈을 싸서 한입에 넣느라 다들 애를 먹기는 했다. 내 눈치는 보면서 몰래 잘라먹기 있기 없기......??

라즈베리 케이크-
지난 내 생일때 버거씨가 사왔던건데 너무 맛있어서 이번에도 똑같은걸로 내가 골랐다. 역시나 탁월한 선택~

저녁때는 막내의 제안으로 넷이 둘러 앉아 보드게임을 했다.
어머니께서 처음에는 할 줄 모른다며 구경만 하겠다고 하셨는데 가장 간단한 카드 게임으로 골라서 손주들이 룰을 설명 해 드렸더니 용기내서 한번 해 보겠다고 도전하셨다. 초심자의 행운으로 첫게임을 이기셨는데 아마 이 순간이 이번 생신에서 가장 큰 선물이 아니었나 싶다. 그 후로 자신감이 붙으신 어머니께서는 두번째 세번째 판도 신나게 즐기시며 웃음소리가 커지셨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나도 이렇게 기분이 좋은데 버거씨는 속으로 얼마나 좋았을까.
이날 어머니께서는 버거씨네 집에서 오랜만에 한번도 깨지않고 꿀잠을 주무셨다.
정말 행복해보이셨다.
생신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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