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과의 만남 이후로 이래저래 기분이 싱숭생숭했는데 말 안해도 버거씨가 그 마음을 알아준다.
"이번 주말동안 네가 이혼 문제나 일을 다 잊게 해 줄게. 공주처럼 내가 모실테니까 너는 즐길 준비만 해."
역시 버거씨 덕분에 내가 크게 웃는다.
우리의 마음을 알아주는지 일요일 아침부터 날씨가 어찌나 좋은지!!!
지난 봄에 예약했다가 계속 미뤄왔던 호텔 스파를 드디어 오늘 가기로 했다. 아주 적절한 타이밍이다. 안그래도 요즘 몸이 좀 으슬거려서 따뜻한 온탕이 생각나더라니.
Domaine de Klauss 호텔.
이곳에서 호강했다.
온탕, 자쿠지, 하만, 사우나 등등 알차게 이용했다.
그저께 내 꿈 얘기도 들려주고 전남편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자세히 이야기 해 주었다.
내 돈을 갚는것 보다 치과 비용과 주차장 공사 비용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가 정말 어이없다며 화를 내주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하는 말.
"안되겠다. 넌 휴가가 필요해."
난 주말에 티옹빌 오는게 휴간데. 당신이 이렇게 공주처럼 호강시켜주자나...
"내 생일때 여행을 가자. 따뜻한 곳으로 짧게라도 다녀오자. 알았지? 그땐 수업 받지 마."
내 생일도 아니고 본인 생일날 나를 위해 여행을 다녀오자고 한다.
아 이 따뜻함.
"난 정말 행운이야. 세상 최고의 남친을 만났네."
내 말에 버거씨가 "넌 최고니까 최고의 남자를 가질 자격이 있어." 라며 씨익 웃는다.
"이제 네 앞에 어떤 어려운 일이 닥쳐도 너는 걱정할 필요없어. '나에게는 버거씨가 있으니 걱정 없다'라고 생각하기만 하면 돼."
누군가에게 의지할 마음도 없지만 저 말만은 정말로 다정하다. 진짜 공주가 된 기분.
"알았어. 당신도 똑같이 해. 앞으로 어떤 문제가 생겨도 너는 '나에게는 세상 최고의 여자 친구가 있다'고 생각하면 돼. 내가 다 해결 해 줄게."
내 말에 버거씨가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는 최고의 한 팀이야. 너랑 내가 힘을 모으면 세상에서 못 이룰게 없다구."
그래.
최고의 한 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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