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봤던 반편성시험의 결과가 나왔다.
원래는 총 7개의 그룹이 있었다.
초급 2그룹 (A1-A2)
중급 4그룹 (B1-B2)
고급 1그룹 (C1-C2)
그런데 이번에는 고급수준의 학생수가 많았던지 기준의 고급반위에 최고급반이 하나더 신설되었다. 문제는(?) 내가 바로 그 고급2반으로 배정이 되었다는 점이다. 세상에 이런일이...
우리반 친구들은 모두 다함께 같은반으로 올라가겠지하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나와 카자흐스탄 친구만 빼고 대부분 고급1반으로 배정되었다. (기존 그룹에 그대로 남은 친구도 있다)
아... 기쁨보다는 과연 내가 따라갈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더 앞섰다. ㅠ.ㅠ
듣기, 독해시험은 컴퓨터로 보는거라 끝난 직후에 결과가 바로 나왔었다. 나는 고작 B2.1를 받았는데 (카자흐스탄 친구는 B2.2를 받았다고 했다.) 아무래도 그 다음에 본 작문과 말하기 파트에서 점수를 잘 받은 모양이다.
나는 영어공부할때도 나보다 한단계 낮은 교재로 공부하는걸 선호했었다. 읽고 해석하기는 쉬워도 즉석에서 작문을 하는건 다른 이야기라 내가 확실히 마스터했다는 느낌이 들때까지 기존 교재를 파고 또 팠던것이다.
새로운 반 학생들의 명단을 보니 대부분 지난 학기때 고급반에 있던 학생들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들의 수준을 아는 나로서는 부담되지 않을수가 없다. 과연 쟁쟁한 친구들사이에서 의기소침해지지 않고 잘 따라갈 수 있을것인가... 특히 이번이 진짜 마지막 학기인지라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데...
자서방과 저녁에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 보았다. 일단 자서방은 당연히 그럴줄 알았다는 표정이었다.
"지난 두학기때도 항상 쉬웠던건 아니잖아. 매일매일 노력해서 따라잡았다는건 내가 옆에서 봐서 잘 알아. 공부하다가 정 어려워서 안되겠다 싶으면 친구들이 있는 반으로 내려가고싶다고 학교측에 말하면 되니까 미리 걱정하지 마. 스트레스 받고 시간 낭비하는것 보다는 그게 낫지. 하지만 와이프는 괜찮을거야. 왜냐면 레벨테스트 결과가 이렇게 나온거니까. 이게 너의 레벨이라고."
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을때 카자흐스탄 친구에게서 메세지가 왔다. 이 친구도 나랑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나보다.
"사실 우리가 중급반에 있을때, 고급반 친구들이랑 대화해보면 모든 학생들이 우리보다 월등하게 잘하는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어. 일단 해 보자."
어려운 수준의 반에 남을지 한단계 수월한 반으로 내려가는게 나을지... 과연 어느쪽에서 더 큰 결실을 맺을수 있을것인가...
확실히 큰 장점 한가지는 있다. 반친구들의 수준이 높으면 수다를 떠는 와중에도 저절로 배울것이 많을거라는 점.
그래, 일단 부딪혀보자. 마지막학기 불살라보는거야...
이번 학기 우리반 쭈구리는 나로구나...
그 반에서 누가 쭈그리인지 몰르겄으면 내가 바로 그 쭈그리다...
…내가 쭈그리가 될 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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