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에 갈때마다 내가 항상 정원 구석에 있는 깻잎이랑 부추를 확인하곤 했더니 탈린이 그걸 기억하고 있었던가보다.
나는 그냥 찬 공기가 좋아서 내려갔을 뿐인데 뒤따라나오던 탈린이 어느새 나를 앞질러서 깻잎과 부추가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언니 깻잎 딸거지?
응 너 엄청 빠르다ㅎㅎ 근데 나 오늘 깻잎 딸거 아닌데...
내 주변을 맴돌면서 나를 호위해주는 탈린
언니 나 찾아봐라
한바퀴 돌고 들어가려는데 안오고 있길래 내가 뒤돌아보며 "가자" 라고 한마디 했다. 그랬더니 다시 총알처럼 달려오는 사랑스러운 탈린
진짜 빠르다 ㅎㅎ
근데 문을 닫아야 하는데 얘가 문에 매달려서 장난을 쳐서 문을 닫을수가 없다.
어머님께서는 항상 그런다며 나더러 발로 탈린을 당기고 그냥 닫으라고 하셨다.
다칠까봐 겁이나서 문을 다시 열었더니 문에 매달려서 따라가는 탈린.
야, 춥다고! 문 닫아야 된다고!
결국 손으로 제압했다.
나는 웃긴데 어머님은 아직 탈린이 철이 안들었다고 한숨을 쉬셨다.
"그래도 전보다는 많이 나아지지 않았나요?"
내 말에 어머님은 고개를 가로저으셨다.
"요즘에도 사고쳐요?"
이번에는 세로로 고개를 끄덕이셨다.
"모웬이나 이스탄불은 어릴적에도 그러지 않았는데 쟤는... 자꾸 물건들을 떨어트려..."
아... 너 여전히 사고뭉치구나ㅋㅋ 시부모님 심심하실까봐 일거리를 드리고 싶은건아닌지?
"쟤는...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을때가 없어. 항상 무언가에 정신이 빼앗겨있고 바빠. 기운이 빠질때까지 무언가를 계속 하다가 결국은 지쳐서 자는거지."
며칠 전 설사를 했던 탈린이 약을 먹을 시간이 되었는데 무당벌레에 정신이 빼앗겨서 약을 받아먹지를 않았다.
바로 그때 약을 좋아하는 모웬이 끼어들어서 대신 받아 먹네?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인가요 엄니?ㅋㅋㅋ
탈린아 너 약 뺏겼어...
여전히 무당벌레를 따라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훨씬 나아진것 같은데... 몇 몇 순간은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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