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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저의 새 글들이 불편하신가요

by 요용 🌈 2024. 7. 30.

제 사생활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변호를 해야 하는 상황이 꺼려져서 댓글에 일일이 답을 다는것도 조심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댓글들은 하루에도 몇번씩 반복해서 읽고 있습니다. 용기와 응원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저의 새인생이 불편하신 어느 분의 긴 댓글을 읽었습니다. 또다른 불편하신 분들이 계실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제 변호를 하기로 했습니다.
 

전남편과 시댁에서 한글을 읽지 못한다고해서 이런 포스팅을 쓰는것이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그들이 어떤 경로를 통하든(중간에 한국인 지인이 있을수도 있고 번역기도 있으니까요) 제 글을 알 수 있을거라는 것을 항상 염두해 두고 글을 씁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썼듯이 제가 한때 사랑했던 그들에 대해 안좋은 댓글이 있을까봐 실제로 더한 얘기들도 있지만 그런 사건들은 언급조차 안했습니다. 그들에게 예의가 아니라는 말에 대한 답변까지 되었길 바랍니다.
 
헤어진지 얼마나 되었다고 새 남자를 만났는지 의구심이 든다니요. 참 잔인하십니다... (워낙 어이가 없어서 상처도 안받습니다.) 
 
10년동안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로 살아왔더니 그냥 제 살붙이처럼 느껴지고 그사람이 무슨일을 저질렀건간에 이혼은 상상을 할 수가 없어 제가 오히려 몇달동안이나 버티면서 매달렸습니다. 결국 이혼을 안해주면 경찰까지 개입시키겠다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나서 결국 단념해야 했습니다.  
어이없게도 저는 여전히 그사람이 걱정됩니다.
저는 지금도 새벽에 자다 깨서는 다시 잠들지 못하는 날들이 많습니다. 그럴때마다 전남편이 소파에 누워 울다 잠들었을것 같아 가만히 날아가서 그의 머리를 조용히 쓰다듬고 오는 상상을 하곤 합니다. 이제 그만 일어나서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도를 해 준적도 몇 번 있습니다. 그 집을 나올때 내가 용서했다고 말해준 건 잘한 일이었다고 항상 생각합니다. 

 
피해자인척 그들을 원망하고 비방하는 내용으로 제 포스팅을 읽으셨다면 그저 안타깝습니다.
저는 오히려 원망하고 비방하는데 제 소중한 감정과 시간을 더이상 쏟지 않기로 다짐하는 내용을 쓰고 있었는데 말이지요. 앞으로의 미래가 더 중요한게 아니겠습니까. 
필리핀에서 사업할 때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생애 처음으로 삶에 대한 의욕이 사라졌을때가 있었습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그 보다 더 큰 상처를 받을 일은 없을거라 믿었는데 그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깊은 늪에 빠져서 몇 달간 울며 지냈습니다.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없을 줄 알았지만 결국 이렇게 다시 살아가고 있습니다. 글로만 간단히 읽으시니 그냥 피해자 행세하며 간편하게 새출발 한 것으로 느껴지실 수도 있겠네요. 말도 잘 안통하는 먼 이국에서 하루아침에 가족과 집을 잃어버린 저는 지옥과도 같은 시간을 거쳐왔고 솔직히 지금도 정신수양이 부족해서 완전히 극복한 상태는 아닙니다.  
다시 블로그를 쓸 생각을 미처 하질 못했는데 많은 분들께서 응원하고 기다려주시는 모습에 용기를 내었습니다. 마음 깊이 꼭꼭 숨겨두기만 했던 상처를 글로 꺼내놓는 과정에서 눈물을 짓기도 하지만 감정을 흘려보내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스스로가 대견하기도 하고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께는 희망을 드릴 수도 있을것 같아 다시 블로그를 쓰기로 한 것은 잘한 결정인것 같습니다. 
 
제 책을 구매하신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 당시의 저는 전부 진심이었습니다. 저역시 제 책은 언제까지나 소중히 간직할 것입니다. 지금도 가까운 지인이 프랑스인 시가족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한번씩 예전의 제 모습이 생각나 가슴이 아파옵니다. 고양이들도 사무치게 그립고요. 하지만 제 힘으로 되돌릴수 없는 일이니 그저 고개를 세차게 흔들고 우울한 생각을 몰아낼 뿐입니다. 우는것보다 웃는게 낫지요.
 
 
영원한것은 없다는 걸 배웠을텐데 버거씨와 헤어지면 그때는 또 다른 남자를 만나면서 버거씨의 험담을 공개적으로 할거냐구요. 
네, 영원한 것이 없다는 것을 체험을 통해 아주 잘 배웠습니다. 버거씨와 영원할거라는 순진한 생각을 했겠습니까. 영원한 것이 없기에 오히려 이제는 순간순간의 작은 기쁨을 최선을 다해 끌어안기로 한 것입니다. 남의 눈치를 보는것보다 매 순간의 제 행복이 중요하다는것도 깨달았거든요. 그런 생각으로 하루하루 살아내다보니 이제는 내 삶을 제대로 사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혼자 버려졌다고 생각하고 있을때 도움을 주는 인연들이 완벽한 장소와 시간에 짠하고 나타나주는 경험들을 통해 삶이 경이롭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이런 깨달음을 글로 나누고 싶었는데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셔서 기뻤습니다. 
공감이 되지 않는 분들께는 더이상 제가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버거씨의 대답으로 오늘 포스팅을 마무리합니다.

우리 두 사람 앞에 무슨일이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르지. 그러니까 더 재미있는거 아니겠어? 삶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지 한번 가 보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