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내내 비를 뿌리더니 늦은 오후에 비가 그쳤다.
우리집에서 재택근무를 일찍 마친 버거씨는 클럽까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자고 했다.
버거씨의 최애까페, club café.

버거씨는 이제 이 까페 사장님과 절친이라도 되는 것 같다. 서로 얼굴 보자마자 그간 밀린 회포를 풀겠다는 것 처럼 계속해서 수다를 폭발시키고 있었다. 결국 나 혼자 2층으로 먼저 올라옴.
"미안해 미안해, 이 사장님도 알고보니까 금융업에서 일하던 사람이래. 나도 작은 사업에 관심이 있다고 했더니 이것저것 조언을 아낌없이 주시더라고. 중간에 대화를 끊을수가 없었어."
뭐 사과할 일까진 아니지. 이곳 사장님도 버거씨가 꽤 반가운 모양이니까.

커피를 다 마신 후 집으로 그냥 다시 돌아가기 아쉬워서 우리는 강변을 따라 산책을 했다.

정박돼 있는 요트위에서 이른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 눈에 띄었다.
운치 있다~

비온뒤의 상쾌한 공기도 너무 좋고 기온도 딱 좋고..
우리는 손을 잡고 걸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주말마다 무거운 가방들고 낭시에 와서 월요일에는 재택근무하고 화요일 아침일찍 룩셈부르크까지 기차타고 출근하는거 힘들지않아?"
내 질문에 버거씨가 눈을 휘둥그레 뜨면서 말했다.
"힘들다니? 난 진심 너무 재미있어. 널 만나기전에 내 일상은 너무 단조로웠고 재미 없었어. 그런데 지금 나는 룩셈부르크, 티옹빌 그리고 낭시 세 도시를 오가면서 살고 있잖아? 너무 재미있어! 동료들한테도 나는 자랑해. 성격이 완전히 다른 세 도시를 오가면서 사는게 정말 재미있다고 말이야. 단조로웠던 예전 일상으로는 다시 못돌아가겠어. 나는 이렇게 다채롭게 사는게 너무 좋아."
빈말이 아니라 진심이 느껴진다.
역시 부지런한 버거씨.
키네폴리스까지 갔다가 버거씨는 오락기가 잔뜩 보이는 가게에 시선을 빼았겼다. 안에 한번만 들어가 보면 안되냔다.
구경하는거야 뭐 어렵다고.

오락실인줄 알았는데 레스토랑&바 였다.

버거씨 완전 신나서 코인을 6개나 사왔다.

처음에는 별로 게임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버거씨가 너무 신나하니까 그냥 맞춰줬다.
근데 막상 해 보니 또 재밌네? 나 막 비명지르고 난리났음ㅋㅋ (음악소리가 시끄러워서 가능)

게임 3가지를 하고 난 후 우리는 테이블에 앉아서 맥주를 시켰다.

애들처럼 유치하게 놀았더니 맥주가 더 시원하고 맛난다.
"별거 아닌데도 평소 안하던 걸 하니까 정말 신나지 않아?"
그 말에 나도 적극 동의한다.
다음번에는 동전노래방을 해보자는 버거씨. (맥주 마시는 우리 테이블 바로 옆에 동전 노래방이 두 개 있더라-)
"근데 방음이 잘 안돼서 바로옆에 주방이나 근처 테이블에서 우리가 노래하는거 다 들을거같은데?"
내가 뜨뜨미지근하게 말했더니 버거씨가 소년처럼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무슨 상관이야~ 우리가 재미있으면 됐지~"
"아 그래? 그럼 내가 다음에 오면 바비걸 불러줄게. 아엠바비걸~ 인더바비월~ㄷ"
나는 뜬금없이 노래를 시작했고 곧 버거씨가 남자파트 피처링을 넣어주었다. 둘다 어깨를 들썩들썩ㅋ
"컴온베비 레츠고파리"
"아아아 예~"
"컴온베비 레츠고파리"
"아아아~ 아아아~"
이럴땐 죽이 참 잘 맞는다.

지금은 우리가 주말에만 만나서 더 재미있는걸수도 있겠지?
맨날 얼굴보고 살 면 또 다를것 같기도... 🤨
뭐 중요한건 지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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