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커플이 산책삼아 자주 들르는 페피니아 공원.

 
요즘 이 공원에 가면 꼭 얼굴 도장을 찍으러 들르는 곳이 있다. 
 
그것은 바로 공작새 우리. 
 
그런데 오늘따라 공작새가 안보이네? 
 
어디갔나 했더니 근처 염소 우리에서 놀고 있는 흰 공작새.  

이 공원에는 공작새 수컷이 총 세마리가 있는데 다들 공원 여기저기 쏘다녀서 아무데서나 발견되곤 한다. 거의 방목수준. 
가는 곳마다 이쁨 받아서 그런가 사람에 대한 경계도 없다. (반면 암컷들은 그냥 우리 안에서만 보인다.) 

 
나랑 눈이 딱 마주침.
 
너 날아볼거야?  
뭔가 날아 오를것 같은데?
 
드디어 공작새가 나는 모습을 보는 것인가 하고 기대를 했건만... 

푸드드득... 
그건 그냥 뛰어내리는거잖아ㅋㅋ
 
유튜브 보면 공작새도 막 날던데 얘네는 진짜 나는법을 모르는게 분명하다. 
 
또 어딜 저렇게 자연스럽게 가는건가 싶어서 나는 버거씨 손을 잡고 흰 공작새 뒤를 따라갔다. 

어쩌다보니 웨딩드레스 입은 신부뒤를 우리가 들러리처럼 따라 걷는 느낌ㅋㅋ 
내 표현에 버거씨가 딱이라며 웃었다. 
뒷모습은 참 우아해. 

순백의 웨딩 드레스를 입은 신부는 우아하게 걷다말고 길에 떨어진 과자 부스레기를 볼품없이 주워먹었다. 
이럴땐 그냥 영락없이 왕관 쓴 닭이네. 
 
 
관광객들이 몰려와서 이 땅거지 신부를 구경하고 사진을 찍었다. 
 
한편 저쪽에서는 또다른 공작새가 구슬프게 울고 었었다. 
 
공작새 울음소리 꽤 기괴하고 우렁차서 페피니아 공원 전체에 울려퍼진다. 

사실 우렁찬 울음소리의 절반은 관광객들이 흉내내는 가짜 소리였음. 
공작새 울음소리가 듣고 싶어서 그 소리를 흉내내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일부 사람들 소리는 정말 공작새랑 구분이 안갈정도로 흡사하다. 사람이 놀리듯이 공작새 소리를 내면 공작새가 짜증난다는듯 대꾸하는데 사람들이 매우 즐거워한다ㅋ
 
오늘도 즐겁게 해줘서 고맙다 공작새들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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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족이시네요
독일 사브뤼켄 당일 나들이
공원에서 심장어택 당함
안쓰는 물건들 이렇게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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