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식사를 마친 후 누나네 부부는 파리 외곽에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나와 버거씨는 산책을 하기로 했다.
오늘은 안가본 길로 가보자는 버거씨.
이 작은 동네에 안가본 길이 아직도 있다니 더 신기하다.
안녕 소들아!!
큰소리로 인사를 했더니 이녀석들도 깜짝 놀라서 나를 일제히 쳐다본다. 멀뚱 쳐다보는 얼굴들이 왤케 웃기냐ㅋ
들판 가운데에 마치 임시 성당같은 작은 건물을 발견했다.
신기하다.
성당이 멀어서 못가는 주민들을 위한 건축물이 아닐까.
버거씨가 안내문을 읽었다.
몇년도에 지어졌고... 성모마리아와 어린 예수님 조각이 나무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도자기인줄 알았는데 다시보니 진짜 나무가 맞네.
오늘도 행복한 하루가 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들판을 벗어난 길은 숲으로 이어졌다.
아니 이렇게 예쁜 산책로가 있었는데 왜 지금껏 한번도 못와본거지?
내 말에 버거씨가 머쓱해했다.
우거진 숲이 생각보다 길게 이어져있었는데 기분이 정말 상쾌해지는 공간이었다. 우리말고는 인적이 전혀 없었고 새소리뿐이었다!
버거씨가 자꾸 사진찍어준다고 저기가서 서보란다. 싫다는데 하도 졸라서 결국 뒷모습으로 타협.
숲길을 벗어났더니 이웃마을이 나왔다.
어느집 앞을 지나고 있을때였다.
고양이 한마리가 마치 우리를 반기듯 쪼르르 걸어나오는 바람에 우리는 동시에 탄성을 질렀다.
뭐 이런 고양이가 다 있지ㅋㅋ
애교도 애교지만 예쁘기는 또 얼마나 예쁜지...
나랑 버거씨한테 실컷 부비부비하는 녀석.
버거씨가 이녀석한테 완전 뿅갔다.
우리 얘 납치할까?
진짜 예쁘다 ㅠ.ㅠ
외출할 때마다 이웃 동물들이 우리의 마음을 이렇게 한번씩 훔치는구나.
우리가 일어섰더니 시크한듯 돌아앉아서는 뒤도 안돌아보네.
오늘 산책 생각보다 빡셌다.
진짜 조금만 걸을랬는데 또 두시간을 넘겼다.
그래도 새로운 길로 갔더니 새로운 동물 친구도 만나고 숲길도 걷고 시간이 금방 지나가버렸다.
집에 오자마자 목이 말랐던 우리는 얼음을 채운 아이스티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하... 산책 후 마시는 아이스티는 꿀맛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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