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341 동물들도 본능적으로 좋은 사람을 알아본다 이전 포스팅에 이어집니다. 닭에도 뽈살이 있었던가...? 12시 점심 약속이었는데 떠들고 노느라 후식까지 다 먹고나니 9시가 넘었다. 그래봐야 프랑스는 여전히 밝지만. 친구들의 등 뒤로 따뜻하고 평화로운 석양이 지고 있었다. 우리들의 그림자가 시골 흙땅위에 길게 늘어졌다. 내가 평소에 안가본 길로 가보자고 말했더니 알마가 그런곳이 있다며 작은 오솔길로 우리를 데려갔다. 그곳에서 만난 예쁜 흰 소떼들 착하게 생긴 소들이 어깨를 맞대로 사이좋게 한발씩 행진하며 풀을 뜯고 있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웃다가 내가 말했다. "응? 근데 먹을 풀이 너무 없는데??" 내 말이 떨어지자 무섭게 엘라가 풀을 한웅큼 뜯어서 소들에게 다가갔다. 소들이 반가워서 다가오기 시작했고 엘라가 내민 풀을 맛있게 받아먹.. 2025. 8. 17. 딱 나같아서 좋은 내 친구들 이전 포스팅에어 이어집니다-친구네 정원에 살구가 잔뜩 열렸다 오후 두시가 넘어서야 점심 요리를 시작하겠다며 오늘의 요리사인 에리카가 부엌으로 폼나게 입장했다. 로마에서 석사 공부를 마친 에리카는 이탈리아에 대한 애정이 여전히 남다르다. 그간 맨날 입으로만 떠들어오던 정통 이탈리안식 까르보나라 요리를 오늘 드디어 만들어 준다는 군. 알마는 에리카가 미리 당부했던 재료들을 다 사다놓았다며 하나하나 꺼내다말고 혼자 흥분하면서 에리카를 향해 외쳤다. "너!! ㅋㅋㅋ 니가 닭 볼살이라매! 분명 문자로는 닭 볼살이라고 했단말이야ㅋㅋ 나도 이게 좀 이상하다 싶었지. 닭 볼에... 살이... 먹을게 있나 싶어 우리집 닭들도 내가 한번더 살펴봤다고 내가 ㅋㅋ 그래도 니가 그렇다니까 이탈리아는 먹나보다 했지 ㅋㅋㅋ".. 2025. 8. 16. 친구네 정원에 살구가 잔뜩 열렸다 알마가 집으로 우리 친구들을 초대했다. 얼마전 친정엄마, 언니, 조카 등등 카자흐스탄 친정 식구들이 처음으로 알마를 방문해서 2주간 머물다 갔는데 다들 떠나고나니 시원섭섭하다고 했다. 그래도 얼마나 좋을까 내심 부럽부럽... 엘라의 차를 타고 에리카와 셋이서 도착했더니 그새 만삭이 된 알마는 테라스에다 아뻬로 상을 잔뜩 차려놨다. 아이고 뭘 이런걸 다 준비했어. 우리랑 같이 준비하면 된다니까는...! 수박은 내가 사간거라 내가 바로 잘랐다. 엘라의 차로 오는동안 트렁크에서 이따금씩 쿵쿵거리면서 수박이 굴러다니는 소리가 들려와도 우리는 그냥 '수박이 조금 깨져도 괜찮을거야..' 하고 있었는데ㅋㅋ 나중에 도착해서 트렁크를 열어보니 수박은 멀쩡하고 엘라가 사온 딸기 타르트만 망가져 있었다. ㅋㅋ 육중한 수.. 2025. 8. 15. 그네타고 노는 중년 커플 아침식사로 사무엘의 아들이 가져왔던 쿠키, 도넛, 머핀이 남아서 마저 해치웠다. 젊은 총각이 먹을걸 어찌나 바리바리 많이 들고왔던지 버거씨랑 둘이서 며칠동안 잘 먹었다. 머핀속에 블루베리가 들어있어서 상큼하고 생각보다 맛났다. 그래 이게 사는 맛이지ㅋ 맛있는 맛! 맛나게 아침을 먹고나서부터는 딱히 할 일이 없었다. 날씨가 너무 우중충하네... 낮에 버거씨가 부엌 테이블에 앉아 재택근무하는 동안 나는 거실 소파에 기대누워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았다. 그리고 이따금씩 버거씨가 화상 회의를 하는 모습을 구경하기도 했다. 세상 자상한 우리 버거씨가 일 할 때는 또 저렇게 칼같은 구석이 있구나... 내가 평소에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볼 수 있어 재미있다. 또다른 매력이랄까. 푸훗 오후 5시가 되자 내가 심심할.. 2025. 8. 14. 이게 바로 프랑스식 김치! 버거씨네 집에서 파티를 하고 난 다음날이었다. 버거씨는 재택근무를 하느라 아침부터 컴퓨터앞에 조용히 앉아있었다. 점심때 뭘 먹을까... 무슨 재료가 있으려나싶어 냉장고를 열어봤다가 냉장고를 가득 채우고 있는 큰 통들이 있어서 몽땅 꺼내보았다. 어제 올리브랑 과일 두통을 먹어치웠는데 아직 5통이나 남았네. 어제 사무엘의 아들이 올 때 본인이 일하는 프렌차이저 가게에서 포장해 왔던 음식들이다. 두껑을 하나씩 열어보니 샐러드, 디저트, 닭가슴살 등등이었다. 그런데 그 중 한 통에는 놀랍게도 김치가 가득 들어있었다! "이거봐! 김치야!!!" 내 말에 버거씨가 저쪽에서 대답했다. "응. 그 가게에서는 손님이 원하면 샌드위치에 김치를 넣어주기도 한대." 올 신기하다. 물론 색깔부터가 한국식 김치는 아니다... 2025. 8. 13. 참 재미있는 프랑스 파티문화 버거씨는 지난 주말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바베큐 파티를 열었다. 몇 달 전부터 말만 해 오던 건데 이번에 드디어 소원성취(?) 했네. 알고보니 그 바베큐가 코리안 바베큐였단다.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하려던 마음에 큰 부담이 쿵 하고 떨어졌다ㅋ 초대한 인원은 총 10명. 친구들이 도착하기전에 나는 상추를 씻었고 버거씨는 아뻬로와 잔을 준비하느라 바빴다. 안그래도 물잔, 와인잔, 샴페인잔까지 글라스로 테이블이 꽉 찰 판인데 친구중 한 명이 모든 사람들에게 모히또를 만들어주겠다고 말했던지라 우리는 장보고 오는 길에 모히또잔도 잔뜩 사왔다. 약속시간이 되자 모히또를 만들겠다던 사무엘이라는 친구가 제일 먼저 도착했다. 나머지 친구들은 모두 룩셈부르크에서 근무하는데 이 친구만 프랑스에서 일한다고 했다. 둘이 .. 2025. 8. 12. 이전 1 2 3 4 ··· 2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