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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운 일상 잠시만 즐기기로 최근 백수가 된 나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100% 전념하기에 앞서 잠깐의 휴식을 주기로 마음을 먹은 상태이다. 아무래도 풀타임으로 한국어 튜터일을 시작하면 다른 일은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아서... 그 동안 블로그도 최대한 써 놓고 맛있는것도 해 먹고 버거씨랑 주말에 길게 데이트도 해 볼 참이다. 일상에서 게을러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중이다. 아파트 1층에 헬스장이 있는데 에리카가 거기에 1년 회원권을 끊어놓고 다닌다고 했지.금요일, 토요일에는 친구 한 명을 데려갈 수 있다며 언제든지 같이 가자고 했던 그녀의 말이 생각나서 연락했다. "너 오늘 헬스장 갈거야? 나 오늘 따라가보고 싶어서. 한번 해 보고 괜찮으면 나도 일년회원권 끊을거야." "오 쿨~! 너 편한 시간으로 정해. 끝나고 우리 맥주 마시러.. 2025. 8. 4.
책임감 강한 한국인의 DNA 때문인지 한창 더위가 며칠째 지속되던 날이었다. 티옹빌에서 주말을 보내고 돌아왔더니 아파트 입구와 엘레베이터 곳곳에 공고가 붙어있었다. [입주민들에게 알립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층 상가에서 배관 공사를 진행 할 예정입니다. 누수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는 단수해 주시기 바랍니다.] 헐... 진짜 더운데 이게 말이 되나. 그래도 나때문에 건물에 누수가 발생하면 안되니까 시키는 대로 해야지 뭐...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나는 변기물도 안내렸고 싱크대랑 세면대는 배수관으로 물이 안내려가게 막아놓고 물을 조금씩 아껴썼다. 수도를 아예 막지 않은걸로 보니 그냥 배수관으로만 안내려가게 하면 된다는 뜻이니까. 샤워나 빨래는 저녁에 하는걸로… 수요일날에는 갑작스러운 충동으로 김치를 만들.. 2025. 8. 3.
늦은 나이 새로운 도전 1년 7개월동안 근무한 정든 직장을 관두게 되었다. 여러 복합적인 상황으로 SK와 상의를 한 끝에 서로에게 가장 최선을 찾아 앞으로 각자의 길을 걷기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마지막 근무 날 SK한테 나는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태어나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천사처럼 나타나준 그녀덕분에 나는 프랑스에 남아있을 수 있었다. 그녀는 나에게 정규직 직장을 주었고 보증인이 없는 상태에서 집을 구하고 전기를 연결하고 각종 복잡한 서류를 챙기는일에 있어 자신의 일처럼 도와주었다. 나와 거의 비슷한 일을 이미 겪었던 그녀와의 만남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저 우연이 아닌것 같다. 내 말을 들은 그녀는 눈물을 그렁거리며 말했다. 자신이 전남편과 헤어질때는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고. 나를 도와준건 아마도 그때 혼자였.. 2025. 8. 2.
불운이 오히려 행운이 되었다 지난주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주말에 2주 연속으로 티옹빌로 가게 되었다. 좁은 우리집에선 두명이 지내기엔 너무 더운데 버거씨네 집은 시원하더라고.. 그런데 잘만가던 기차가 메츠에서 멈춰버렸다. 안내방송으로 이 기차는 취소되었다면서 승객 전원이 다 내려야 된단다... 하아... 프랑스 기차는 정말이지... 내려서 추가 공지가 나오겠지 싶어서 전광판을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다 빠져나갔다 ㅡㅡ; 그 자리에 남아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전광판을 쳐다보는 사람은 나랑 일본인 가족들 뿐인듯 했다. 거기다 더 황당한 추가 메세지를 받았는데 선로에 사람이 있어서(?) 티옹빌 역이 잠시 폐쇄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버거씨가 메츠로 데리러 온다고 근처 까페에 가서 기다리라고 했다. 메츠역 맞은.. 2025. 8. 1.
한국어가 유창한 프랑스인 할머니를 만났다. 주말에 친한 동생 M과 오랜만에 까페에서 만났다. 꽤 이른 시간부터 만나서 까페 2층에서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할머니 한 분이 우리 옆자리에 커피와 쿠키가 담긴 쟁반을 올려놓으시며 우리에게 말씀하셨다. "화장실에 다녀올동안 이것 좀 지켜봐 줄 수 있나요?" 그럼요 그럼요~~ 동방예의지국 출신인 우리는 과할 정도로 환하게 웃으며 할머니께 알겠다고 대답했다. 잠시 후 나오신 할머니께서 우리에게 고맙다고 하시더니 말을 다시 건네셨다. "한국인이에요?" 맞다고 했더니 글쎄 백발의 할머니께서 반가운 표정으로 한국말을 하기 시작하셨다!!!"한국어 조금해요.. 왜냐면 한국에서 20년 살았어요." 와!! 우리는 둘 다 깜짝 놀래서 할머니께 간단한 한국말로 질문을 했는데 할머니께서 다 이해하셨고 모두 한국어로.. 2025. 7. 31.
외국인들이 김치를 이렇게나 좋아한다고? 이전 포스팅에 이어집니다. 핀란드 무스 소시송을 다 먹어보네 식사를 마칠 무렵 엘라가 디저트를 준비했다며 오븐에서 따끈한 번을 꺼냈다. 처음 만들어본건데 모양이 웃기게 됐다며 엘라 혼자 깔깔 웃었지만 우리로선 뭐가 잘못된 줄 모르니까 같이 웃지를 못하고 멀뚱멀뚱. 아... 번이니까 똥그랗게 돼야 되는데 너무 크게 만들어서 네개가 한덩이로 붙어 버린거구나ㅋ 시나몬과 버터향이 가득한 번-갓구워 쫄깃하고 부드럽고 달달한 그 맛이 없을수가 없다. 진짜 맛있다 엘라! 브라보! 시집가도 되겠어. (알렉스한테 매일 청혼을 하다가 알렉스로부터 무슨 청혼을 하루에 한번씩 하냐는 대답을 들은 후로는 일주일에 한번만 청혼하고 있다고 말하는 솔직한 그녀다ㅋㅋ) 체리랑 블루베리도 어찌나 단지. 너무 잘 먹었다. 먹을.. 2025. 7. 30.